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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7-05 조회수 : 479

김대건 신부님의 마지막 편지, 마지막 마음 
 
 
오늘은 한국의 첫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님의 신심을 기리는 날입니다.
무엇보다 김대건 신부님의 신자들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려면 그분이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신 이후 여러 언어를 배우신 신부님은 총 21통의 편지를 남기셨는데 19통을 라틴어, 1통을 한문, 마지막으로 1통을 한글로 쓰셨습니다.
이 중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신자들에게 쓰신 한글 편지에 김대건 신부님의 신자들에 대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1. “세상에 한 번 태어나 우리를 만들어내신 하느님을 알지 못하면 세상 태어난 보람이 없다.”
예수님께서 가리옷 유다에게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뻔했다고 말씀하신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신부님은 먼저 자신을 창조한 하느님을 알지 못하면 세상 태어난 보람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고 헛되고 헛된 세상 것들이 정신을 빼앗긴 사람들을 볼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영혼 구원에 대한 강한 열망이 나타나 있습니다.  
 
2. “자기를 만들어내신 하느님을 알아 입교 영세했다 할지라도 주님의 제자답게 살지 못하면 이 또한 세상에 난 보람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배은망덕하게 되어 오히려 세례받지 못한 사람보다 못한 처지에 떨어진다.” 
 
신부님은 세례를 받았다 해도 신앙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주님과 원수가 되어 영원한 벌을 마땅히 받게 된다”라고 하십니다.
농부가 고생하여 농사를 짓는데 열매를 맺지 못하면 농부는 밭을 갈아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인이 맺어야 하는 열매는 무엇일까요?  
 
3. “부디 지금의 박해에 굴하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다져 밤낮으로 하느님께 빌어 세속과 육신가 마귀를 대적하고 이 고난을 참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너희의 영혼을 구해라!” 
 
당시 신앙의 목적이 명확하였습니다.
바로 세속과 육신과 마귀를 이겨 가난과 정결과 순명의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기도와 말씀, 성사생활을 강조하셨습니다.  
 
“주님의 거룩한 뜻을 따라오며 온전한 의탁으로 예수님과 일치하여 이미 패배한 세속 마귀를 칠지어다.
이런 시련의 시기를 당하여 여러분은 마음을 다져 힘을 다하고 역량을 다하여 마치 병기(묵주, 성서 그리고 성사생활)를 다 갖춘 건장한 군사처럼 싸워 이길지어다.”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 이유는 소유욕과 육욕, 그리고 교만을 이기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기도록 주님께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 열매를 맺지 않는 신앙인은 세례를 받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요즘 삼구(三仇: 세속, 육신, 마귀)에 대해 아는 신자가 얼마나 됩니까? 거의 없었습니다.
김 신부님이 순교하신 해가 1846년 병오박해이니 200년도 안 되어 김대건 신부님이 가장 강조하셨던 교리를 잊어버린 것입니다.
이 교리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지 모릅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젊은 야망의 증권 중개인 조던 벨포트가
만연한 부패와 사기에 가담한 기업 스트래튼 오크몬트의 창업자가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영화 내내 조던은 자신의 무모한 행동과 행동의 불법성에 대해 자주 경고받습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습니다.
그는 세속, 육신, 마귀에 있는 그대로 노출되었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여겼습니다.
결국 그는 감옥에 가게 되고 그의 제국은 무너지고
부와 가족과 자유를 잃습니다.  
 
조던은 인류가 맞이하게 될 미래입니다. 조던에게는 적어도 세속, 육신, 마귀의 삶이 잘못된 것임을
말해주던 이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아버지와 아내와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버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교회 안에서조차 그것이 잘못임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세속, 육신, 마귀의 교리가 사라진 것입니다.  
 
신자들에게 보낸 당신 유일한 편지에서 그분은 돌아가시기 직전 세속과 육신과 마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만을 바라셨습니다.
이것이 그분이 가르치시려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말로만 김대건 신부님을 존중하지 말고 진심으로 그분을 존경한다면 그분의 가르침을 계승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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