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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6-18 조회수 : 387
복음 마태 9,36--10,8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36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37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38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10,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2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3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4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5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6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어떻게 하면 인생을 사랑과 친절로 수놓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누군가 이렇게 답을 내놓았습니다.

“남에게 특별히 친절한 행동을 한 가지씩 하라. 당신이 속한 공동체의 일상에 참여하라. 사랑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격려하라. 자기가 한 말을 성실하게 지켜라. 사람들이 베푸는 선물에 고마워하라.”

어떻습니까? 그렇게 특별한 내용이 아니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대답은 사람이 한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의 대답이었습니다. 인류가 가진 믿음과 철학을 토대로 탄생했던 중요한 종교, 철학 저작들을 동원해서 지혜와 통찰을 말하도록 만든 인공지능의 대답입니다. 기계의 대답이어서 실망스럽다고 할 수도 있지만, 세상의 지혜를 교육해서 한 말이라 관심이 생깁니다. 모든 지혜를 종합하면 특별한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지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지혜는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일상 안에서 당연히 행동하는 것이 지혜였으며,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줄여 나가는 것이 지혜였습니다. 그래서 요한 사도는 자신의 서간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대로,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1요한 3,23)

주님께서 직접 모범을 보여 주신 사랑을 가지고 서로 사랑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그 사랑을 분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고 복음은 전해줍니다. ‘가엾다’라고 번역된 그리스말의 뜻은 ‘내장이 끊기는 아픔’을 말합니다. 우리말로 ‘애가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라고 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간이 문드러지거나 새까맣게 타는 모양을 의미합니다. 몸속 장기는 감정과 기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하지요. 기분 나쁠 때 음식을 먹으면 체하는 사람 있고, 신경이 예민해지면 대장이 과민해져서 설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한 두통을 겪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는 것은 군중의 아픔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함께하는 정도가 아니라, 온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아파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아픔을 함께 할 일꾼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라 하십니다. 이 일꾼에게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 주게 하십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던 것처럼, 사람들의 아픔에 함께하는 마음을 간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꾼은 성직자, 수도자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가 모두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랑을 수확할 일꾼이 되어야 하는 우리가 많아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가 더 필요합니다. 특별한 사람만이 아닌, 나 자신부터 주님의 일꾼이 되길 기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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