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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2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26 조회수 : 495

요한 21,15-19 
 
반려동물 사랑의 위험성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 양 떼를 잘 돌보라고 하십니다.
양은 인간보다 낮은 수준의 동물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양은 잡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양들을 아무렇게나 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존중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에덴동산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이 만드신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라 하신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듭니다. 우리가 사랑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인간을 먼저 사랑하려 노력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먼저 사랑하려는 것이 옳을까요?  
 
요한 사도는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요한 4,20)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는 사람을 사랑하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 하느님도 사랑하게 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순서는 언제나 하느님 사랑이 먼저입니다.
요한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1요한 4,19)라고 하고 또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1요한 4,21)라고도 합니다. 
 
곧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 사랑의 지름길이라기보다는 하느님 사랑의 증거로 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을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형제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부모를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형제나 이웃을 사랑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부모를 사랑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사랑하려 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려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해야 이웃을 사랑하게 되지,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결코 이웃을 존중하지 못합니다.  
 
리오나 헬름슬리(Leona Helmsley)는 압제적인 보스로서 악명 높은 미국 여성 사업가였습니다.
그녀는 연방 소득세 탈세 및 기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비열한 여왕”으로 불렸습니다.
그녀는 자기 손자 둘에게는 한 푼도 유산을 주지 않았음에도 자기 반려견 트러블에게는 140억 원을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그녀가 말년에 외로울 때 자신을 위로해 고마운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요즘 반려견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호텔도 반려견을 데리고 있을 수 있는 방을 따로 만들어야 장사가 될 정도입니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위해 소비하는 돈의 액수도 엄청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자녀에게도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고 또 여러 이유로 이득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를 낳지 않으면서도 지나칠 정도로 반려동물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리오나 헬름슬리는 세금을 내지 않아서 감옥을 들락거려야 했고 자기 사람들에게는 매우 가혹하게 행동했습니다.
조금의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직원을 해고하였고
직장을 잃고 싶지 않다면 엎드려서 구걸하라고 시켰습니다.
작업을 끝낸 인부들에게 일을 마음에 안 들게 했다고 대금을 내지 않았고, 이 외에도 가족에게도 가혹했다고 합니다.  
 
반려견에게는 그렇게 잘하면서 가족이나 사람들에게는 왜 그렇게 매몰찰까요?
어쩔 수 없습니다.
부모를 사랑해야 형제들이 반려동물보다 귀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부모를 사랑하지 않으면 형제들의 가치가 반려동물보다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리오나 헬름슬리는 16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독립하여 자신의 이름을 몇 번이고 바꾸었습니다.
부모에 대해 알려진 바는 얼마 없지만 부모가 준 이름을 바꾸려 한 것은 부모와 인연을 끊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형제도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마지막엔 더 심해져서 손주들보다 개가 더 사랑스럽게 된 것입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로, 어떤 사람은 반려동물에게는 한 달에도 100만 원 이상을 쓰면서 형제가 홀어머니를 모시는데 힘들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한 푼도 보태주지 않습니다.
어머니보다 개가 더 소중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자녀를 낳기보다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사랑하는 이들로서는 화가 날 말 같지만, 자칫 우리가 사람에게 신경 쓰는 것보다
동물에게 더 신경 쓰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하느님의 자녀들은 인간들입니다.
단돈 몇 푼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면서도 반려동물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면 당연히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아끼시는 인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쩌면 이것이 당신을 사랑하면 당신 양 떼를 잘 돌보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에 상관없이 살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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