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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18 조회수 : 323

복음 16,16-2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6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17 그러자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18 그들은 또 “‘조금 있으면’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 하는 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내가 말한 것을 가지고 서로 묻고 있느냐?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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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상 위에는 얇은 나무 막대기가 많습니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한 50개 이상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회초리? 저 그렇게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당연히 아닙니다. 젓가락? 이 역시 아닙니다. 환경보호를 위해서도 나무젓가락은 되도록 사용하지 말아야지요. 정답은 연필입니다.


한때 연필의 필기감이 좋아서 모든 글을 연필로 썼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번거로웠습니다. 흑연이 번져서 글씨를 알아보기 힘들 때도 있었고, 특히 연필 깎는 수고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필기감도 좋고 글씨도 잘 번지지 않는(물론 물이 묻으면 심하게 번지는 단점이 있지만)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연필이 제 역할을 못 합니다. 그래서 현재 연필은 필기도구라기보다 그냥 얇은 나무 막대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연필의 의미가 사라진 것입니다.


의미를 간직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두고 사용해야 합니다. 책을 사서 책장에만 꽂혀있다면 어떨까요? 그냥 종이 뭉치일 뿐입니다. 목걸이, 귀걸이가 서랍 깊숙이만 있다면 그냥 쇠조각일 따름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의미’ 없는 만남일 때에는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시간 낭비야.’


자기의 관심이 의미를 만듭니다. 주님께 대한 우리의 관심은 어떤가요? 큰 의미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분이십니까? 혹시 관심이 없어서 주님과 관계되는 모든 것이 시간 낭비인 것처럼 생각되었던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주님께 대한 나의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합니다. 조금 더 알려고 하고, 조금 더 기도하면서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나 귀한 분으로, 내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겪을 고난과 부활을 알려주십니다. 그러나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은 이 말씀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직 겪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을 잘 알지 못했기에 그만큼 믿음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이후에 울며 애통해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것이라고 하십니다. 당신의 부활 사건을 통해 이루어질 기쁨이었습니다.


이 기쁨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을 알기 위한 노력이 멈춰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자기의 관심이 의미를 만드는 것처럼, 주님께 대한 관심으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했던 사도를 우리는 독서 말씀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기 삶의 유일한 의미로 복음을 받아들인 뒤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즉, 복음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 삶의 유일한 의미가 주님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주님을 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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