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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5-06 조회수 : 307
복음 요한 14,7-1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 전, 갑곶성지 개발을 위해 강화도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성지 안에는 그래도 잘 정리된 잔디밭이 있어서 성당이 없는 관계로 이 잔디밭에서 매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래서 잔디밭 관리를 잘해야만 했습니다. 유일하게 미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리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잔디만 있어야 멋진데, 봄부터 잡초가 잔디 사이에서 삐죽삐죽 나오는 것입니다. 시간 날 때마다 잔디를 뽑았습니다. 넓은 잔디밭 안의 잡초를 이제 다 뽑았다 싶었는데, 처음에 뽑았던 그 자리에 또다시 잡초가 잔디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것입니다. 할 일도 많은데, 매일 쪼그려 앉아서 잡초를 뽑아야 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어느 날, 잡초를 뽑고 있는 제게 어떤 자매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신부님! 잡초는 뿌리까지 뽑아야지 그렇게 위만 잘라내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맞습니다. 조심조심 땅을 해쳐서 잡초를 뿌리째 뽑지 않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급하게 힘으로만 잡아당기다 보니 윗부분만 잘려 나간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뿌리까지 뽑아야 했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시간과 힘을 절약하는 것입니다.

잡초의 뿌리까지 뽑아내야 한다는 어느 자매님의 말씀이 문득 생각납니다. 우리 죄도 그렇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죄의 문제도 뿌리째 뽑아버려야 다시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죄의 뿌리보다 순간을 모면하는 데 급급합니다. 주님의 큰 사랑을 보지 못하면서, 반복된 죄의 무게에 힘들어할 뿐입니다.

죄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어느 편에 속해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느 편을 믿느냐에 따라서 나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단체 스포츠 경기를 생각해 보십시오. 자기편을 믿지 못하면 결코 경기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죄로부터 멀어지기 위해서 어느 편에 속해 있어야 할까요?

주님을 굳게 믿고, 주님과 같은 편에 속해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가장 힘 있는 분이라는 것을 당신의 말씀과 많은 표징을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을 통해서 분명히 약속해주십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요한 14,12) 그리고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4)라고 하셨습니다.

죄의 뿌리까지 뽑는 방법은 주님을 굳게 믿는 것밖에 없습니다.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부족하고 나약한 우리이지만, 주님의 힘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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