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3,44-52
요한 14,7-14
성령의 현존 없이는 교회의 창립과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사도행전은 극단적으로 비교대조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그룹은 시기심으로 가득 찬 유다인들입니다.
반대쪽 그룹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찬 사도들입니다.
유다인들이 시기심으로 가득 차게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오로와 바르나바의 거칠 것 없는 담대한 말씀 선포에 매료되고 감동받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율법과 말씀의 말씀 전문가라고 자처하던 자신들의 설교 때는 고작 100명, 200명이었는데, 사도들의 말씀을 들으려고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다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다인들의 노골적인 적대감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사도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율법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어놓는 가르침, 유다인들이 그리도 목숨걸고 지켜왔던 모세 율법을 폐기시켰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도들의 가르침은 당시 백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고리타분하고 관념적인 유다 지도자들의 설교와는 달리 사도들의 설교는 힘과 생명력이 있었습니다.
흥미진진했고 박진감이 철철 흘러넘쳤습니다.
듣고 있노라면 자기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어갔어갔습니다.
사도들의 설교를 듣는 중에 낡은 삶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열정이 저절로 샘솟았습니다.
사도들이 설교하는 그 자리에서 수백 수천명이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만국 공용인가 봅니다.
사도들의 거칠 것 없는 성공적인 전도에 배가 아팠던 유다 지도자들은 계략을 꾸밉니다.
유다인들 가운데 하느님을 섬기는 귀부인들과 지역 유지들을 선동해서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박해하게 만들고 자기네 지방에서 내쫓아버렸습니다.
저같았으면, 분노로 가득차 그들을 찾아갔을 것입니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고 한 소리 했을 것입니다.
‘하느님 두렵지 않느냐? 인생 금방 지나간다!’고 경고도 날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발의 먼지를 탈탈 털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도시 이코니온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런데 떠나가는 사도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저같았으면, 추방에 대한 충격에 의기소침했을 것입니다.
그간 정성들인 지역에서의 복음 선포가 수포로 돌아간 것에 대해 크게 상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들의 얼굴을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발걸음은 힘찼습니다.
또 다른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한 여행길이었습니다.
그토록 놀라운 사도들의 모습, 그 배경은 바로 성령의 현존이었습니다.
성령의 현존 없이는 교회의 창립과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교회와 교회의 지체인 그리스도인들은 매사에, 모든 순간 성령께 의탁하고 의존해야 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시대 가장 큰 슬픔은 교회 안에 살아 숨쉬고 계시는 성령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