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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27 조회수 : 324

복음 요한 6,44-51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46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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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때, 영적 독서를 추천받아 읽었던 책이 있습니다. ‘사하라의 불꽃’이라는 책으로 샤를 드 푸코 성인의 영적 수기였습니다. 성인은 프랑스 군인이었다가 퇴역 후 모로코 탐험가가 되었습니다. 그 뒤 성지순례를 갔다가 예수님을 선택해서 사제가 됩니다. 특히 무려 30년 동안 거칠고 힘든 노동을 하며 단조로운 일상 안에서 예수님을 선택해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예수님은 전적으로 끝자리를 원했기에, 그 자리를 빼앗으려고 드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성인은 가난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사하라 사막으로 가셨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단순하게 하느님을 깨닫는 행복을 누리셨습니다. 그의 좌우명은 ‘예수 사랑’이라는 두 단어였습니다.


성인의 책을 읽으며, 저 역시 세상의 것을 포기하고 단순하게 하느님을 섬기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제가 된 후, 오히려 세상의 것만을 보고 있었음을 반성합니다. 교회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하느님의 영광이 아닌 저의 영광을 드러냈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단순히 고급 스포츠를 즐기지 않고, 비싼 물건을 소유하지 않으면 그만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관한 생각으로 하느님을 온전히 만나고 있지 않았다면, 영적인 갈증 속에서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성인께서 보여주셨던 그리고 가장 먼저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의 삶을 묵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려하고 풍족한 겉모습이 아닌, 내적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끝자리 선택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요한 6,44)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끄신다는 표현은 요한 복음에서 궁극적인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구원을 받는 사람은 예수님께 오는 사람, 곧 예수님을 믿는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로 오는 사람은 이사야 예언서에 예언되었듯이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아 제자가 된 사람들이며, 이들만이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당신 스스로를 ‘생명의 빵’이라고 이야기해 주십니다.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굳게 믿는 사람은 주님을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려하고 풍족한 겉모습이 중요한 세상의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가난과 겸손 안에서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삶으로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생명의 빵’이신 주님 안에서 진정한 구원의 길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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