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6,16-21
초대 교회 문제는 곧 우리 공동체의 문제!
예수님께서 이끄시던 제자 공동체의 균열과 나약함도 컸지만, 사도들이 이끌던 초대교회공동체도
다양한 문제 앞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와 똑같습니다.
헬라계 그리스도인 홀대 사건이었습니다.
사도행전 6장 1절은 “제자들의 무리가 늘어나게 되자 헬라계 사람들이 히브리계 사람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과부들이 매일의 배급 봉사에서 푸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다.”고 전합니다.
사실 먹는 것은 우리 일상생활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요?
아무리 초대 교회 신자들이었다고 할지라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먹는 것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부류의 사람들이 이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저도 젊은 시절 식탐이 꽤나 많았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엄청 웃깁니다.
먹는 걸로 자주 상처받고 삐치고 그런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져, 누가 많이 먹든, 적게 먹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내게 주어지는 것이 화려하든 초라하든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누가 맛있는 반찬 왕창 집어가면, 그걸 못 참고, 너만 먹냐?
우리는 뭐 먹으라고? 하며 따졌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식량 배급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 앞에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사도들의 신속하고
구체적인 대응입니다.
사도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판이 좋고 영과 지혜가 충만한 일곱에게 매일의 배급 봉사를 맡기려고 사람을 뽑았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사도들이 문제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과 책임의 일부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했습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가 지니고 있었던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사도들이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는 것은
오늘 우리 공동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의 문제는 곧 오늘 우리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은 커다란 도전과 문제 앞에서 세 가지 구체적인 노력을 되풀이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① 무한한 인내와 용서
② 끊임없는 대화와 의견수렴
③ 때로 단호한 조치
사도들은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이제 성령의 은총으로 지혜를 겸비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사람만 좋은 게 아니라 초대 교회 신자들의 성화를 위해 갖은 고민을 한 결과 이제 밀당도 할 줄 알고, 강약조절도 할 줄 알게 된 것입니다.
바람직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참으로 필요한 노력이 틀림없습니다.
때로 무한한 인내와 용서를 베풀고 끊임없는 대화와 의견 수렴도 행했지만, 아니다 싶은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가차없는 단호한 결정도 내렸다는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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