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6,1-15
지금 우리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재현할 방법은?
데니와 리사 벨레시가 쓴 『기적의 100달러』란 책이 있습니다.
2000년 11월 어느 주일 데니 벨레시 목사가 자기 교회 교인들 100명에게 100달러씩을 나누어주고
한 실험적 사목의 결과를 쓴 책입니다.
지원자들은 교회가 나누어 주는 100달러씩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다음의 세 가지 조건만은 지켜야 했습니다.
첫째,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라 주님의 돈, 곧 하느님의 돈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
둘째, 이 돈이 어디에 쓰이든지 관계없지만,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만 사용할 것.
셋째, 그날로부터 90일이 되는 날, 결과를 전 교인에게 보고해야 할 것.
이 이상하고 부담스러운 프로젝트에 나서는 사람이 처음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주일 4부 예배에 참석한 모든 교인에게 1만 달러가 넘겨졌습니다.
돈을 받은 신도들은 모두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100달러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만져본 돈 가운데 가장 쓰기 곤란한 돈이었습니다.
90일이 지나고 미국의 엔비씨(NBC) 방송은 이 장면을 ‘데이트라인’(Dateline)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전역에 방송하기 위해 녹화했고, 2000명이 넘는 교인이 모여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아주 놀라웠습니다.
지원자들이 간증하는 동안 교회는 눈물바다를 이루었고, 감동의 물결이 넘쳤습니다.
그 100달러들은 여러 곳에서 기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 불치병 어린이 환자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일을 시작한 킴(Kim)은 창고에 하나 가득 아동 도서를 모으게 되었고,
- 어떤 이는 노숙자에게 담요를 사주었고,
-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는 데 사용되기도 했고,
- 어떤 100달러는 ‘예수’라는 영화를 상영하는 일에 쓰였고, 열 명의 친구가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면서 금액은 6000달러로 불어났습니다.
- 아기를 유산하거나 어린 아기를 잃은 가정에 꽃을 보내는 데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 어떤 사람의 100불은 미혼모의 보조금으로,
- 혹은 교도소 사역을 위한 헌금으로,
- 멕시코의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 기금으로,
- 중국의 신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이기도 했으며,
- 어떤 사람에게 간 100달러는 90일 만에 1만 3000불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결국 1만 달러는 미국 전역과 전 세계 25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90일이 지난 후에는 15만 달러가 넘는 돈으로 불어났습니다.
오늘 복음은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로 예수님께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입니다.
그런데 우리도 믿음만 있다면 이러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모든 사람을 배불리 먹이고픈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와 같은 자본금이 있어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는 1만 달러가 될 것입니다. 또 그것을 나누어줄 사도들이 있어야 합니다.
또 남는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아야 합니다.
그것이 다 나누어주고도 남게 된 15만 달러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한 신도들과 그 도움을 받은 이들의 믿음의 변화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첫째, 처음에는 교회에서 받은 100달러가 다만 하느님의 돈인 줄 알았는데, 차츰 자기들의 모든 돈, 재능과 시간까지도 전부가 하느님의 것임을 알게 되었고, 자신이 그분의 청지기임을 고백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교회는 ‘폐쇄된 공동체’ ‘교인들만의 거룩한 집합소’라고 인식되었던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참가자 스스로가 많은 것을 깨달았고, 영적 성숙의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깨달은 것을 ‘여섯 가지 비밀’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첫째 비밀은 주는 것 보다 받는 것이 더 많았음을 알았습니다.
둘째 비밀은 하느님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셋째 비밀은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의 것임을 발견했습니다.
넷째 비밀은 적은 돈으로도 큰일을 할 수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섯째 비밀은 이웃을 섬길 기회는 우리 주변에 매일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여섯째 비밀은 우리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우리 본당 공동체도 이러한 기적이 일어나고 이러한 깨달음과 교육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리더가 모든 공동체가
배고프지 않기를 원하는 사랑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음을 믿는 것입니다.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아직도 우리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도 그러한 기적 속에서 왜 하느님께서 내어주심으로써 더 가지게 되시는 분이신지 깨달아가야 할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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