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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7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3-04-17 조회수 : 372

사도행전 4,23-31

요한 3,1-8 

성령의 활기찬 동반에 힘입어 제자들은 간절히 기도하고, 힘차게 선포하며, 박해 속에서도 기쁘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니코데모는 참으로 특별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바리사이면서 유다 최고 의회격인 산헤드린에 속하는 의원이었습니다. 

 

산헤드린(Samhedrin)은 예루살렘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 기관을 말합니다.

유다 전통에 따르면 모세가 최초로 구성했고 에즈라가 재조직했답니다.

산헤드린은 대사제를 의장으로 하여 원로들, 귀족 사제들, 바리사이들을 포함해

총 71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산헤드린은 율법의 복잡한 내용을 해석하는 등, 종교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주된 기능은 정치적인 것이었습니다.  

 

행정권과 사법권은 물론 율법에 따른 형사권도 행사하는 등, 유다 정치 체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산헤드린 의원들은 대체로 예수님이란 존재를 껄끄러워했거나, 아예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니코데모만은 예외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예수님 편에 서 있었으며 예수님께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런 니코데모가 예수님을 찾아오는데, 찾아온 시간이 대낮이 아니라 밤늦은 시간이었습니다.

그가 찾아온 ‘어두운 밤 시간’은 그의 내면 상태, 영혼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니코데모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으로부터 오신 특별한 스승이라는 것은 파악하고 있지만,

그분께서 구원의 빛이요 생명의 빛이신 메시아라는 깨달음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예수님을 향한 믿음에 있어서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바리사이들과 산헤드린 의원들 가운데 그나마 괜찮은 사람이었던 니코데모를 향한 예수님의 알쏭달쏭한 가르침, 그러나 진리로 가득한 촌철살인의 가르침이 시작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요한 복음 3장 3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복음 3장 5절)

‘위로부터 태어나다.’라는 말씀은 ‘거듭 태어나다.’, ‘새로이 태어나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나다.’라는 의미입니다.

위로부터 태어나다는 것은 또한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즘 첫번째 독서로 봉독되는 사도행전의 말씀을 묵상하노라면 깜짝 놀랄 일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때 무기력하고 의기소침했던 제자들, 나약하고 우유부단했던 제자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완전 딴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완전 환골탈태한 새로운 모습으로, 그 어떤 박해나 협박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섭니다.

용맹하고 당당하게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다가 체포되어 산헤드린 앞으로 끌려갔던 베드로와 요한 사도였습니다.

더 이상 머뭇머뭇하던 과거 그들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노회하고 구린 산헤드린 의원들 앞에서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습니다.

더 이상 더듬더듬, 주저주저가 아니라 술술~감동적이고 논리정연한 설교를 펼쳐나갔습니다. 

 

풀려난 두 사도는 동료 제자들이 모여있는 장소, 곧 초대 교회로 달려갔습니다.

그 기쁜 소식, 자신들이 적대자들 앞에서 얼마나 당당하고 통쾌하게 주님의 말씀을 전했는지를

알려줬습니다. 

 

그 말을 전해들은 동료들은 한 마음으로 목소리를 높여 하느님께 기도를 바쳤습니다.

성령으로 가득찬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더 이상 의혹이나 불신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박해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습니다. 

 

환골탈태한 제자들!

그 배경에 과연 무엇이 자리잡고 있는가 생각해봅니다.

바로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초대 교회 공동체 전체를 뒤덮고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이제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힘차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성령의 활기찬 동반에 힘입어 제자들은 간절히 기도하고, 힘차게 선포하며,

박해 속에서도 기쁘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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