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없음.
1. 성토요일에 교회는 주님의 무덤 옆에 무멀러 주님의 수난과 죽음, 저승에 가심을 묵상한다. 그리고 기도와 단식을 하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린다.
2. 교회는 미사를 드리지 않고, 제대는 벗겨 둔다. 장엄한 파스카 성야 예식을 거행한 뒤에야 부활의 기쁨이 찾아오고, 이 기쁨은 50일 동안 넘쳐흐를 것이다.
3. 이날은 노자 성체만 모실 수 있다. 이날 교회는 고해성사와 병자 도유를 제외하고 모든 성사를 거행하지 않는다(‘파스카 성삼일 예식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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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은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시험을 앞둔 학생만이 아닙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며, 아무 일 없이 가만히 있는 사람도 스트레스가 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앓고 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안에서 어쩔 수 없다고 해야 할까요?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에 이상 반응을 일으켜서,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게 한다고 합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로버트 새볼스키 교수는 그의 책 ‘얼룩말은 왜 위궤양에 걸리지 않을까?’에서 사자의 추격을 성공적으로 물리친 얼룩말은 다시 평화롭게 눈앞의 풀을 뜯어 먹는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공격했던 사자를 떠올려 분노하지도 않고, 내일 또 사자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냐고 미리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지금 여기에 집중할 뿐, 그러다가 다시 사자가 나타나면 그때 다시 열심히 도망칩니다.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지금에 충실하니 스트레스로 인한 위궤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어떤가요? 끊임없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두려움이 가득하면서 편도체가 계속 활성화됩니다. 여기서 스트레스가 나오고, 신체의 건강도 조금씩 잃게 됩니다.
오늘은 성토요일입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하신 예수님, 주님의 무덤 옆에 머물러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날이지요. 십자가의 죽음에서 주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내가 부활해서 보자. 복수하리라.’라고 하셨을까요?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지? 큰 혼란을 겪을 텐데….’라면서 걱정하셨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모두 아니었지요. 주님께서는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늘 ‘지금’에 충실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도 먼 훗날 주님 곁으로 갈 때, “다 이루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에 충실할수록 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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