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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14 조회수 : 606

나만의 다락방이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두려워진다. 
 
 
‘테일 오브 테일즈’(2015)의 ‘젊음의 비밀을 간직한 아름다운 여인’의 줄거리입니다. 
어떤 왕국에 여색을 지나치게 탐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왕이 창문을 내다보는데 아랫동네에서 여인의 매우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렸습니다.
왕은 그 여인을 불렀지만, 여인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 집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왕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그 여인을 유혹하기 위해 신하를 시켜 보석 목걸이를 보냅니다.
그러나 그 집에는 뜻밖에도 목소리의 주인공인 언니와 동생, 자매사이인 두 노파가 살고 있었습니다.
목소리만 예뻤던 것입니다.
그날 밤 왕은 참지 못하고 그 집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언니는 문을 열어줄 수 없습니다.
다만 일주일 뒤에 오면 신체 일부는 보여줄 수 있겠다고 말합니다.  
 
왕의 선물과 사랑을 얻기 위해 진짜 모습을 감추려고 열심히 손을 문지르고 초에 넣어보는 등 큰 노력을 합니다.
어찌하여 일주일 뒤에 손가락 하나를 문밖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왕은 그 손가락을 보고 더욱 안달이 납니다.
왕궁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언니는 왕궁의 모든 불을 꺼 달라고 청합니다. 왕은 그러겠다고 합니다.  
 
아침에 왕은 궁금하여 침대에 있는 여인의 실제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창문 밖으로 이불 채 집어 던집니다. 다행히 이불이 나무에 걸려 죽지 않습니다.  
 
지나가던 마녀가 그녀를 정말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놓습니다.
여인은 그것이 저주인지도 모르고 잠들어 있습니다.
왕이 지나가다가 그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같은 사람인 줄 모르고 한눈에 반해 바로 결혼을 제안하고 언니는 자신의 결혼식에 동생을 초대합니다.  
 
결혼식에 온 동생은 언니가 어떻게 예뻐졌는지 알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니는 말해줄 수 없습니다.
자신도 어떻게 예뻐졌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생이 하도 졸라대자
“몰라, 누가 내 껍질을 벗겨냈나 봐!”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곧이 들은 동생은 고통스럽게 피부 껍질을 벗깁니다. 그렇게 죽어갑니다.  
 
이것이 마녀의 첫 번째 저주였던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다른 이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옳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도록 질투심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언니도 이 저주에서 풀려나지 못합니다.
언니는 급격하게 자신의 옛 모습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더 있다가는 또 왕에게 내던져질 것이 뻔한 일입니다.
그게 두려워 밤을 틈타 몰래 왕궁을 빠져나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미 자신이 다른 이의 마음에 들었어도 그 매력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그 매력을 회복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지 못하면 다른 이의 마음에 들어도 늘 불안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어두운 데서 들은 것을 밝은 데서, 골방에서 들은 것을 지붕에서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복음 선포가 이루어지지 않는 교회는 그래서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로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붕 위에서 복음을 선포하여 역사에 기록된 교회는 가톨릭교회밖에 없습니다.  
 
첫 복음을 선포할 때 그들이 힘을 얻은 곳은 ‘다락방’입니다.
다락방은 산짐승들에게는 ‘옹달샘’과 같이 언제든 와서 힘을 회복할 수 있는 곳입니다.  
 
위 영화에서 마녀는 한 번 매력을 주고는 더는 자신을 찾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저주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락방이 있습니다.
성령이 내리는 곳입니다.
저로서는 처음엔 하.사.시.였고 나중엔 성체조배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미워해도 그곳에 앉아 있으면 다시 에너지가 충전되었습니다.  
 
이렇게 나의 다락방이 있을 때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할 수 있습니다.
전에 선교 왕으로 뽑힌 한 분이 자신은 길거리 선교를 나가기 전에 항상 성체조배를 했다고 합니다.
세 시간 선교할 것이면 세 시간 성체조배를 하고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야 실패해도 또 돌아갈 곳이 있기에 담대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어린 문근영에게 다락방이요 옹달샘은 바닷가였습니다.
그곳에는 언제나 오빠가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우리 자녀들도 인생을 살아갈 때 힘이 들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힘을 회복할 자리, 곧 기도로 에너지를 회복하는 장소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복음을 선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이름을 부끄럽게 여기면 하느님도 우리를 부끄럽게 여길 것입니다.
복음은 사람이 두렵지 않아야 선포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에게 성령께서 내리는 다락방이 꼭 필요함을 잊지 말고 나만의 다락방을 꼭 가지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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