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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2-10-08 조회수 : 569

꼭 망해봐야 하는 이유 
 
 
얼마 전 김미경 강사가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여 오랜만에 T.V. 강연을 하였습니다.
꿈을 꾸라, 꿈은 오늘의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도 매일매일에 충실하다보니 유명해져 있더라는 식의 강연을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논문표절의 시비에 9시 뉴스에까지 나오며 그녀의 인생은 내리막길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강사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어 매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꾸었던 꿈속의 유명강사 김미경이 본래의 자신이 아니라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지금의 김미경이 태어날 때부터 당연히 사랑받아야 할 바로 자신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김 강사는 그 순간을 “만났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사로서의 꾸며진 이상적인 자신만을 원하면서 어느 순간 놓쳐버렸던 그래서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고 만나기조차 낯설고 두려운 참 자기 자신을 만난 것입니다. 
 
그러니 힘이 생겼다고 하고 강의요청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데도 행복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꿈을 좇으라는 말을 한 자신을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잘못했다고 말하며, 먼저 참 자기 자신을 만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만나려면 반드시, 반드시 “망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모든 것을 잃어보지 않고서는 지금의 자기모습에 취해 참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국 망해서 완전히 다 잃어봐야 자신이 만들지 않은 순수한 참 자신을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꼭 망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풍이 걸려, 그래서 아름다운 몸매도, 얼굴도 모두 잃어버린 샤론스톤의 예를 들면서
그녀도 “만났구나!”라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잃은 그녀도 지금의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감촉을 느끼는 등,
사용해보지 않은 감각들을 느끼며 행복해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꼭 망해봐야 참 소중한 순수한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율법은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게 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율법은 꼭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구원의 은총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그것을 통해 깨달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에덴동산을 불칼로 막으셨습니다. 
그것이 율법입니다.
율법은 우리가 율법을 통해서는 생명나무까지 다다를 수 없음을 깨닫게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 불을 통과할 수 있는 방화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래서 방화복이신 주님을 찾게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라고 말할 때, 그리스도를 입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은 구약부터 있어왔던 율법인 것입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죄 아래 가두어 놓았습니다.”라고 말하듯이 인간을 불로 둘러싸이게 만들어 유일하게 그 불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실 그리스도의 피를 갈구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도 스스로 그 불을 통과해보겠다고 율법에 목숨을 거는 일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것입니까?
스스로는 그 불을 감당해 낼 수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입음으로써만 그 율법의 불칼을 통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커룹 천사들이 그려져 있던 성전의 휘장은 그리스도의 심장이 꿰뚫릴 때 찢어졌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심장에서 나오는 피를 입음으로써만 그 뜨거운 율법의 저주를 뚫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율법을 어떻게 잘 지켰느냐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입었는지에 의해 구원이 결정되기에, 우리는 남들이 법을 지키던 안 지키던 판단할 처지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처지에 있는 사람이건 그리스도를 입는 믿음만 생긴다면 그 사람은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성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교회를 박해하던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를 입음으로써 그렇게 변화되었기에 이 믿음으로 얻어지는 구원의 신비를 끊임없이 설파하는 것입니다. 
 
망하기 전 김미경 강사는 세속적인 성공만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에서 망해보라고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 반드시 욥과 같이 망해 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율법은 우리가 그런 죄인임을 깨닫게 만들어주어 그리스도께만 희망을 두게 합니다. 
 
그래서 율법을 넘어서보겠다고 노력하다가 결국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참 좋은 은혜입니다. 
 
우리가 우리 힘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될 때 포도나무이신 주님께 꼭 붙어 있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모든 율법을 넘어서는 사랑의 열매가
자신 안에 맺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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