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이런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네이버 뉴스 기사에 올라온 댓글로 사람들의 추천을 많이 받아 ‘베스트 댓글’이 되었다고 합니다. 과연 얼마나 잘 쓴 댓글일까요?
“빌 게이츠? 그저 운이 좋아 프로그램 하나 만들고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잖아.”
“사실 아이폰을 만든 건 스티브 잡스가 아니지. 잡스는 진짜 천재인 워즈니악한테 빨대 꽂은 인간이지.”
“왜 다들 워런 버핏을 현자니, 뭐니 치켜세우는지 이해가 안 돼. 그 사람 그냥 주식으로 해서 돈 번 사람 아닌가? 개미들 피 빨아먹는 투기꾼일 뿐이야.”
어떻습니까? 진짜 공감이 가는 댓글이었습니까? 아닙니다. 남을 비판하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가짜 뉴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감할 필요도 없고, 공감할수록 어리석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를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놀라운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 판단에 흔들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인간 자체가 ‘부족함’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족한 사람의 평가가 완전할 리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많음을 스스로 깨달으며 자기편을 만들어 갑니다. 이 세상에서 할 새로운 일도 더불어 많아지게 됩니다.
우리 신앙의 어머니 성모님을 떠올려 보았으면 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아직 결혼도 하기 전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분명 기뻐할 일이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하면 기뻐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아기를 가졌다는 말을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간음죄로 공개적으로 처형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사람들의 시선보다 하느님의 시선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시선에 집중하는 사람은 세상의 시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엘리사벳 역시 여인 중에 가장 복되신 분이며, 태중의 아기도 복되다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시선에 집중했던 두 사람은 우리 구원의 결정적 역할을 했던 두 사람을 낳게 되었습니다. 요한 세례자와 예수님이십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시선에 집중하고 있나요? 세상의 시선에 집중할수록 더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시선은 우리에게 참된 행복의 길로 이끌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