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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12-21 조회수 : 1284

은총은 그 본성상 자신을 흘려보낼 사람에게만 흐른다 
 
오늘 복음은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시는 내용입니다. 
어제 은총을 받는 첫 번째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에 대해 생각해볼까 합니다. 
일단 작은 은총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큰 은총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성모님께서 보여주시는 것은 당신이 받은 은총을 당신만 지니지 않고 나누려고 하신다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도 자녀가 있으면 형제와 나눌 줄 아는 아이에게 더 주고 싶습니다.
단순하지만 이 두 가지만 알면 우리는 은총 충만 속에서 살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나중에 돌 맞아 죽더라도 당신이 가진 것을 당신만 가지고 있을 수 없는 분이셨습니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작은 농촌 시골마을 웨스트 브로우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형제가 교회에 가던 중에 주먹질하며 싸우는 소년 네 명을 보았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서 목욕을 시킨 후에 음식을 먹였습니다.
이 아이들은 학습지진아, 문제아, 저능아, 무의미한 인간 등의 별명을 갖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버림받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이 아이들을 교회에 데리고 가서 목사님께 부탁해 주일학교에 이 아이들을 위한 반을 만들어주면
자신이 교사가 되어 가르치겠다고 했습니다.
주일마다 그 선생님은 네 소년에게 하느님 말씀을 가르쳤고 소년들은 자라서 도시로 나갔습니다. 
 
1932년 이 나이 든 주일학교 교사의 은퇴 겸 생일 축하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네 명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편지 네 통이 낭독되었습니다.
하나는 중국 선교사로부터, 두 번째 편지는 연방 은행 총재로부터, 그리고 세 번째 편지는 후버 대통령의 비서실장에게서 온 것이고, 네 번째는 후버 대통령의 편지였습니다.
 
후버는 미국 제31대 대통령으로 가장 어려웠던 대공황 시기(1929-1933)에 미국을 이끌었고 “하느님의 말씀은 역경을 이기는 힘“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어제 은총을 담을 그릇이 감사라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그 은총을 빨아들이는 힘은 나누려는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제 성모님은 은총이 가득하시기 위해 가진 것이 감사하는 삶을 사셨음을 말했다면, 오늘은 성모님께서 당신이 받은 은총을 엘리사벳에게 흘려주고 싶은 사랑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감사와 사랑이 은총을 충만히 받는 길입니다. 
 
미국의 경영대학원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사람을 3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남에게 주려고만 하는 이타적인 사람, ‘기버’(Giver), 남에게 받으려고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 ‘테이커’(Taker), 그리고 남이 나에게 무언가 해주면 그제야 나도 주는 ‘매처’(Matcher)입니다. 
 
이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실패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안타깝게도 무조건 주는 기버들입니다.
이들은 경쟁에서 뒤처집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큰 성공을 하는 사람들도 기버들입니다. 
 
캘리포니아주의 기술자 16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남을 도와주느라 정작 자신은 가장 낮은 생산성을 보이는 기버 부류를 조사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남을 도와주는 기버들은 경쟁에서 뒤처졌습니다.
하지만 기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지속한 시간 속에서 쌓이는 사회의 ‘인정’ 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은 일 잘하는 사람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을 선호합니다.
자신보다는 타인과 조직의 이익을 우선하는 기버들이 그래서 장기적으로 승승장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이기적인 테이커와 매처보다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사랑을 느끼게 하는 기버들이 세상에서 성공합니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 속에서 자라야 했던 배정철 대표가 있습니다.
그는 가정 형편상 중학교 진학도 포기한 채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힘들었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돈을 많이 벌어 자기처럼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을 품고 견뎠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사회에 내놓은 돈은 무려 50억 원입니다.
한국 초밥왕으로 군림한 그는 자기의 성공의 원인을 자신의 끝없는 나눔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눔이라는 것은 아주 크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작은 일에서부터 나누다 보면 나중에 자신도 많은 것을 얻게 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 저도 나눔이라는 것을 시작할 때 작은 것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학생들 장학금을 댄다든지 병원에 기부금을 내면서 나눔에 관련된 소문이 나다 보니까 이왕이면 우리 가게에서 먹자 하는 분들이 많으시고 그렇게 되다 보니까 더 많은 것을 제가 얻게 되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우선 가진 것에 감사합시다. 
가장 좋은 것은 매일 저녁 감사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누워서 주모송을 바치고 오늘 감사한 일 다섯 가지를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다음 날 일어나서 할 일들을 자세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마치 계약의 궤 위로 내린 하느님의 현존이 움직인다면 바로 그 구름을 따라 움직이겠다는 준비된 자세를 말합니다.
계약의 궤는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은총의 본성은 흐름입니다.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것을 흘려보낼 사람에게만 흐르십니다. 
 
제가 사제가 되었으면서도 유학 가라는 주교님의 말씀에 불순종했던 것은 그만큼 큰 은총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항상 전날 밤에 다음 날 일어나서 뭐 해야 할지 주님의 뜻을 물어보면 다음 날 아침부터 당황하지 않고 하루를 알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하는 일들이란 사제이기 때문에 말씀을 전해주는 일입니다.
아주 충실히 살지는 못해도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만큼 많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또 내가 가진 것을 나누려는 마음을 가집시다.
‘감사합니다’와 ‘사랑합니다’. 이것이 은총을 받는 유일하고 완벽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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