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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11-04 조회수 : 1275
장을 보러 가면 여러 종류의 고추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크게는 빨간 고추와 파란 고추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솔직히 이 고추가 각기 다른 나무에서 달리는 줄 알았습니다. 도시에만 살았던 저였기에, 또 한 번도 고추를 키워보지 않았기에 이렇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나중에야 밭에 심은 고추 모종이 자라 파란 고추가 열리고 점점 빨간색으로 익어가면, 그것을 따 말려서 고춧가루를 만든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파란 고추와 빨간 고추가 다른 나무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면서, 우리 모두도 다른 나무에서 창조된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선한 사람은 좋은 나무에서, 악인은 나쁜 나무에서 창조된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종, 나이, 직업, 지역 등으로 계속 구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하느님이라는 나무에서 창조되었습니다. 좋은 나무에서 창조되었기에,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의 잘못된 구분으로 좋은 열매를 맺는 데 방해를 놔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비록 나쁜 나무에서 나온 것처럼 옳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원래가 좋은 나무였기에 회개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데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믿음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는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이 없다고 생각했던 죄인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믿음을 가지고 진정으로 회개하는 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이 와 닿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들 모두가 좋은 나무에서 창조된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양의 비유를 말씀하시는데, 누구는 하늘 나라의 계산법은 1이 99보다 더 크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강조되는 것은 마음 씀씀이의 문제입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의 당황스러움을 걱정해서 찾아 나서는 목자의 모습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잃었던 은전의 비유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마음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주님의 사랑입니다. 길잃은 죄인을 포기하실까요? 그 역시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마음을 되돌리는 진정한 회개를 해야 합니다. 그 회개가 주님을 가장 크게 기뻐하는 우리의 모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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