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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8-25 조회수 : 1401

내 안에 족보 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회칠한 무덤’에 비유하십니다.
그들이 그렇게 된 것은 속이 썩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속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바로 조상들이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위선적으로 착한 척하지 말고 빨리 자신들이 섬기는 조상들처럼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마태오에게는 ‘새로 태어남’이 새로운 족보에 들어옴과 같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족보에 들지 못하면 그리스도처럼 살 수 없게 됩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조상이 되셔서 사람들이 온전히 당신 자손처럼 살기를 원하십니다.
이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 구원입니다. 
 
영화 ‘오블리비언’(2013)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지구인을 위해 외계인과 싸운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를 만든 것이 외계인이고 그는 지구인을 죽이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겉은 지구인이지만 조상은 외계인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각자는 우리 안의 조상을 모시고 삽니다.
그리고 그 조상이 산 대로 삽니다.
만약 ‘진화론’을 믿는다면 우리 조상은 누가 되겠습니까? 원숭이가 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원숭이처럼 모든 삶을 생존을 목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개구리가 되고 싶은 전갈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참으로 착했지만, 소풍 가는 날 개울을 건널 때는
자신이 개구리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선조도 전갈이고 자신도 전갈인 것입니다. 
 
만약 이 전갈이 정말 개구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자신의 조상이 개구리임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새로 태어나기 전에는 그런 일은 불가합니다. 그냥 믿으려고만 해서는 조상을 바꿀 수는 없는 일입니다.
조상이 그에게 자신들이 선조라는 것을 믿게 하려고 주었던 ‘사랑과 가르침’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엠빅뉴스’에 ‘개 젖 먹는 까치, 울음소리도 멍멍?’이라는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호주 퀸즐랜드주 줄리엣 웰스라는 여성은 2020년 9월 어미에게 버려져 죽어가는 아기 까치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줄리엣은 까치에게 ‘몰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동물 전문가 조언을 받아 정성껏 돌봐주기 시작했습니다. 
 
반려견 페기 역시 엄마처럼 몰리 옆을 꼭 지켰는데, 일주일 만에 건강을 회복한 몰리는 숲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였습니다.
자신을 개라고 생각한 듯 개처럼 달리고 개처럼 짖어댔습니다.
함께 인형 놀이도 하고 누워서 장난도 치며 서로를 끔찍이 여기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페기의 몸에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새끼를 낳아본 적이 없는 페기의 몸에서 젖이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몰리는 페기의 젖꼭지를 쪼아대며 젖을 먹었습니다.
동물병원 전문의는 “강아지도 까치를 자기 새끼로 여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몰리는 다른 동물들이 접근하면 페기처럼 짖어 페기에게 이 사실을 전했습니다.
둘은 하루 종을 껴안고 놉니다. 
 
몰리는 까치들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페기는 다른 개와 함께 새끼를 낳을 수 있을까요?
그건 모르겠지만 몰리는 다시 까치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어미로부터 버려져 새로운 족보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사람 안에도 각자 족보가 있고 그 족보대로 살아갑니다.
마태오가 족보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의 조상은 누구입니까? 
 
괜히 나의 조상을 원숭이, 혹은 인간이라고 하지 맙시다. 나의 조상이 나를 만들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나의 조상은 그리스도이고 교회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을 내어주심으로써 우리가 이 족보에 들 수 있음을 믿게 하셨습니다.
믿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저절로 사랑의 소명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어떤 드라마에서 한 보통 사람이 머리를 다쳐서 자기가 사이코패스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고 사이코패스로 살아갑니다.
그러다 다시 머리를 다쳐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우리의 주인이 우리 자신이라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주인은 조상입니다.
내가 누구의 후손인지에 대한 믿음이 나를 만들 뿐입니다.
우리 각자 안에는 내가 믿는 조상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상이 산 대로 살게 됩니다.
하늘에 영광을 얻으려거든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아 주신 하느님을 첫 조상으로 여겨야 합니다.
우리 안에는 하느님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덤 맞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아닌 성체 성혈로 그리스도께서 묻힌 무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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