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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8-15 조회수 : 1739

하늘나라에도 경쟁이 있다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당신 육신을 지니고 하늘로 승천하셔서 당신 아드님과 함께 사십니다.
이것을 기분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모님을 너무 신격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육신을 지니고 하느님 곁에서 영원히 살 것입니다. 무엇이 신격화라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성모님은 원죄가 없으셨습니다. 원죄란 아담과 하와가 지어 인류에게 미친 죄입니다.
자아, 곧 세속-육신-마귀의 욕구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나는 인간의 상태를 말합니다.
사랑은 자기를 내어주는 것인데 자아는 그것과 반대되는 욕구로 자기 먼저 살라고 합니다. 
 
만약 성모님께서 원죄에 물드셨다면 그 인성을 그대로 받는 예수님도 원죄에 물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죄인이 되어 인류를 구원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성모님은 은총이 가득하신 상태로 준비되셔서
예수님께 죄에 물들지 않은 인성을 물려주셔야 했습니다.
인간의 몸이 죄 때문에 죽음을 보게 되고 썩게 되었다면, 죄 없는 성모님은 그 육신으로 죄짓기 이전의 아담과 하와의 상태로 에덴동산에 사실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성모님이 이러한 상을 받지 않으셨다면 어떨까요?
우리 인간 중에 누구도 더 거룩해지기 위해 경쟁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하늘 나라에서 첫째 자리를 차지하신다는 것 자체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성모님처럼 더 거룩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됩니다. 
 
경쟁은 나쁜 것일까요? 물론 이 세상에서의 경쟁은 지옥을 만듭니다.
인도의 물소 달리기경기가 마을마다 축제였던 때가 있었는데 여기에 상금을 거니 자신의 경쟁자를 살해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러니까 경쟁은 나쁜 것일까요? 
 
아닙니다. 경쟁은 좋습니다. 
왜냐하면, 노력한 만큼 상을 받아야 정의로운 것입니다.
저도 어떤 피정에 가서 열심히 하면 1등을 할 수 있고 그러면 본당의 영광이 된다고 해서 열심히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1등은 없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영광을 받았습니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보상을 받지 못하자 다음번 피정에는 대충하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만 성격이 못되어서 그럴까요?
 
등수를 주지 않으면, 혹은 낙제가 없다면 인간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원죄의 힘이 그만큼 강력한 것입니다.
지옥이 없다면 어떨까요? 다 대충 살 것입니다. 천국에서 서열이 없다면 어떨까요? 간신히 주일만 지키는 신자가 될 것입니다.
 
각자가 더 많이 받기 위해 더 노력하다가 거룩해지는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자아가 커지는, 그러니까 돈과 쾌락과 교만이 성장하게 하는 방향으로 경쟁을 시키기 때문에
지옥이 되는 것입니다. 천국은 겸손과 사랑을 증가시키기 위한 경쟁이 있습니다. 
 
분명 세례자 요한도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보다 작다고 했고, 이 세상에서 작은 계명을 어기도록 가르치면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늘 나라에도 분명 큰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성모 마리아와 같은 대접을 해 달라고 한다면 예수님의 표정이 어떨까요? 한 만큼 받는 것이 정의입니다. 
 
‘포크포크’라는 유튜브 채널에 ‘엄마 임신 소식 들은 5살 아들의 예상 못 한 반응’이란 동영상이 있습니다.
엄마가 임신했다고 하자, 5살 먹은 트레이라는 이름의 아들이 엄마는 정신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고 하며
엄마를 나무랍니다. 
지금 동생을 낳아서 자신의 사랑이 빼앗기고 있는데 또 낳으면 점점 자기 입지를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경쟁자라고 여겼던 동생이 생기자 아이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동생 둘을 아주 잘 보살핍니다.
그 이유는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야 부모가 사랑해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사랑받는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형제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자신의 뜻을 더 따라주는 자녀를 더 사랑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사랑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경쟁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1등을 한 누군가를 모델로 세우셔야 했습니다.
그래야 나도 그 1등에 근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경기장에서 달리기하는 이들이 모두 달리지만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이와 같이 여러분도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달리십시오.”(1코린 9,24)
 
얼마 전에 일주일에 하루씩 와서 5년 넘게 저에게 음식을 해 주시던 자매님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좋은 곳에 갔다는 표징이 아주 많았습니다.
많은 분의 꿈에 나타나고 유골을 모실 때가 정확히 금요일 오후 3시이기도 했으며(그분은 자비의 기도를 열심히 바치셨습니다)
그때 갑자기 태양이 비추고 바람이 솔솔 불어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새 한 마리와 나비 하나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례를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영성관 와서 아마 처음으로 무지개를 본 것 같은데 그 무지개가 영성관에서 시작하여 하늘을 뚫고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표징들은 저에게도 힘을 주었지만 남은 두 분에게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을 이렇게 받아야지 나머지 두 분도 힘이 날 것입니다.
 
만약 열심히 봉사해봤자 안 좋은 일만 생긴다고 여기게 되면 남은 분들이 힘이 나겠습니까?
분명히 노력한 만큼 주님께서 은총을 주신다고 믿을 때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성모 마리아는 한 인간으로서 우리도 열심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따르면 그만한 보상을 받으니 게으르지 말라고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이것이 성모 승천이 우리에게 주는 자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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