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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8-14 조회수 : 1708

창조론자의 살리는 사랑, 진화론자의 죽이는 사랑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하늘 나라는 하느님 가족입니다.
하느님 가족은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어린이들은 사랑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왜 어른은 사랑할 수 없고 어린이는 사랑할 줄 알까요? 형제간의 우애는 어린이가 좋을까요, 어른이 좋을까요?
당연히 어린이가 좋습니다.
하수구가 있어 자신보다 더 어린 여동생이 건널 수 없게 되자 오빠가 인간 다리가 되어준 동영상은 많은 감동을 줍니다.
그런데 그 오빠는 진정 순수한 사랑으로 그렇게 한 것일까요, 아니면 부모님의 영향이 있을까요?
당연히 같은 부모님에게서 나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런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에 대한 사랑이 사라지면 형제에 대한 사랑도 사라집니다.
아이들은 ‘부모 때문에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난 너를 사랑해.”라고 말할 때, 그 ‘나’는 뱀과 같은 이기적인 본성입니다.
어제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서 말씀드렸듯이 내가 사랑하려 하면 그 나 때문에 그 사랑은 이기적으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나를 만들어주신 분 때문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이것을 압니다. 
 
어렸을 때 아이들은 “엄마, 나 어디서 나왔어?”라고 묻습니다.
이 말은 본성적으로 아이들은 자신이 창조되었음을 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 부모로부터 창조된 형제를 부모를 사랑하듯 사랑하겠다는 뜻도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춘기 전까지만 영향을 줍니다.
그 이후에 부모가 나의 창조자가 아님을 알게 되면 부모뿐만 아니라 형제들에 대한 사랑도 줄어듭니다.
부모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진화론은 내가 어디서 나왔는지 관심을 끄게 만들어 결국엔 사랑해도 이기적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래서 ‘진화론’은 세상에도 큰 해악을 끼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은 ‘부모를 위해 형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이기적인 ‘나’가 죽고 나를 위한 사랑이 아니라 온전히 부모와 형제를 위한 사랑이 되기 때문입니다.
진화론을 믿는 사회는 거짓 사랑으로 가득한 고통스러운 세상이 됩니다. 
 
영화 ‘설국열차’는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뿌린 냉각제가 온 세상을 얼려버리는 지구 멸망을 초래했다는 배경에서 시작합니다.
열차의 앞칸으로 갈수록 돈과 권력과 쾌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뒤 칸은 그들을 증오하지만,
그들에게서 떨어지는 단백질 덩어리로 박해당하며 살아가는 하층민들이 있습니다.
 
꼬리 칸의 지도자인 커티스는 반란을 일으켜 한 칸 한 칸 앞쪽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남궁민수란 사람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는 빙하기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의미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커티스는 맨 앞칸까지 가서 기차를 만든 기차를 만든 윌포드를 만납니다.
그는 어린이들을 엔진부속품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윌포드로부터 자신의 자리를 이어가라고 제안받습니다. 
 
그러나 커티스는 낮은 자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낮은 자들을 계속 부품으로 이용하며 사는 삶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자기 한쪽 팔을 잃어가면서 부속품으로 있는 아이를 꺼내 냅니다.
 
그리고 남궁민수에게 기차 문을 열라고 마지막 남은 성냥 하나를 건네줍니다.
그것이 있어야 크로놀을 폭파해 문을 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커티스와 남궁민수는 아이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며 두 남녀 아이들만 살아남고 모두 죽게 됩니다.
두 아이는 마치 아담과 하와처럼 빙하기가 끝난 세상의 새로운 인류가 됩니다. 
 
커티스는 짓눌리는 자기 형제들을 위해 세상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 여겼습니다.
윌포드는 자신이 만든 기차 때문에 살아있는 이들을 약간은 부속품으로 여겨도 된다고 믿었습니다.
이것이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믿는 사랑은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나’가 죽지 않은 이기적인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남궁민수는 ‘새로운 창조’를 희망했습니다.
기차로 상징되는 이 세상이 아닌 새로운 아담과 하와를 위한 창조를 위해 자신들이 희생해도 된다고 믿었습니다.
상징적으로 그는 창조자를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창조자가 자신을 창조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야 했듯, 부모가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었듯, 창조 때문에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의 상징입니다.
 
사랑은 이 세상에서 나와 가까운 이들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처럼 새로운 하느님 자녀를 탄생시키는 일입니다. 
결국, 커티스도 이 사랑에 동참하여 둘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팔도 잃고 생명도 희생합니다. 
 
하느님 나라가 어린이들의 것인 이유는 어린이들은 겸손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어디서 나왔는지 찾을 줄 압니다. 그리고 그 부모 때문에 형제를 사랑합니다.
이 말은 부모의 창조에 동참한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돌아가셔도 형은 동생을 위해 부모처럼 생명을 바칠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기심이 없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자신 때문에 사랑한 것이기에 사랑을 잃으면 마치 전부를 잃은 것처럼 자기 삶도 포기합니다.
하지만 형제의 사랑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의 마음을 더는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
죽은 형제의 몫까지 더 살아보기 위해 노력합니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은 바쳐도 남의 생명은 빼앗지 않습니다. 
 
자신의 원천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는 그래야 창조자처럼 형제들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창조자의 본성입니다. 
어린이 중 진화론자는 없습니다. 
다 부모가 필요합니다. 부모로부터 창조되었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을 본받습니다. 
부모 때문에 형제를 사랑합니다. 
 
우리도 어린이처럼 되어 하늘 나라 행복을 누리려면 이웃을 내 형제처럼 사랑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이웃을 창조한 하느님을 부모로 여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생명을 빼앗아가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를
기뻐하실 수 없으십니다.
창조자 하느님 때문에 이웃을 사랑할 때 이 세상은 생명이 충만한 하늘 나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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