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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1-07-04 조회수 : 2250

열린 마음을 가지기 위한 연습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 고향인 나자렛에서 환영받지 못하십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마음이 닫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닫혀있다면 그 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열린 마음과 닫힌 마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매일 톱을 들고 산으로 가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그 할머니는 시집올 때는 예뻤지만 남편에게 심한 폭력을 당하여 마음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이 죽자 아이들을 무시당하지 않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산에서 톱질을 해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건강입니다. 환상을 보고 환청을 듣습니다. 눈에서 고름이 나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자녀들이 다 성장했는데도 여전히 산에 올라 보통 사람이 들기도 어려운 커다란 나무를 메고 내려옵니다.
식수와 가스가 단절되어 더러운 물과 오래된 식자재로 식사를 합니다.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 제작팀에서 의료진을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할머니는 톱을 휘두르며 그들을 위협합니다.
할머니는 그들이 자녀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무디게 만드는 방해꾼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동네 사람들까지 음식을 가져다주며 도와주려 하지만 언제나 할머니의 마음이 열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출처: ‘긴급 출동한 의료팀이 톱으로 위협당함’, 유튜브 채널, ‘우와한 비디오’]
 
마음이 닫혔다는 말은 상대를 이미 내 방식대로 규정했다는 뜻입니다. 
할머니는 자기 생각으로 모든 것을 규정합니다.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자신을 납치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이는 모두 이전에 받은 상처 때문에 생긴 두려움에서 기인합니다.
두려우면 자신을 해칠 사람인지 아닌지 저절로 구분하게 되기 때문에 상대를 규정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누군가가 다가가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밥을 주로 쓰다듬어 주려 다가가는데 자신을 해칠까 봐 무조건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하는 개와도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고 마치 자신들이 그분에 대해 다 아는 듯이 말합니다.
그분의 부모와 형제들과 학교 성적까지도 다 아는데 자신들에게 무슨 복음을 전하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라고 하시며
그들에게는 복음을 전하실 수 없으셨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이려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제가 일반 대학 1학년 때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를 읽기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사적 계시는 무조건 좋지 않다는 편견 섞인 말을 듣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것에 대해 조금은
열린 마음이 있었기에 10권의 책을 다 읽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열린 마음이란 ‘규정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사람들은 바오로 사도가 처음에 교회를 박해할 때 그를 적으로 여겼지만, 그는 가장 훌륭한 복음 전파자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우주보다도 큰 신비입니다.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우리가 어떻게 사람을 규정할 수 있겠습니까?
나를 규정하는 사람들은 일단 떠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들에게 규정당하고 그렇게 자신이 믿어버리면 자신 안에서 일으키는 주님의 신비로움까지 잃게 됩니다. 
 
예수님은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에게 들어오십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베들레헴 사람들은 왜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마음이 닫혀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한 부부가 메시아의 부모가 될 것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심판하는데 버릇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브루클린의 거리에서 구걸하던 한 노숙자 테드 윌리엄스.
그가 구걸하는 표지판에는 자신에게 신이 내린 목소리가 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우연히 한 기자가 테드와 대화를 나누었고 그때 촬영한 그의 목소리가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자 여러 방송국에서 그를 성우로 섭외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억대 연봉을 받는 성우가 되었고
노숙자들을 위한 구호단체도 만들어 가난한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출처: ‘구걸하는 노숙자에게 말을 걸자 튀어나온 천상의 목소리’, 유튜브 채널, ‘타임스낵’]
 
한 사람은 온 우주보다 큰 ‘신비’입니다. 사람이 신비가 되게 하시는 분은 신비 자체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사람을 하느님이 만드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우주도, 혹은 우리 육체도 잘 모르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느님의 모습을 지닌 인간을 안다고 규정할 수 있겠습니까? 
 
인간을 규정할 때, 마치 성체를 눈에 보이는 밀떡이라고 믿어버릴 때 그 밀떡을 통해 오시는 그리스도를 막아버리게 됩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기 위해 해야 할 유일한 일은 자신의 처지를 겸손되이 인정하고 누구도 판단하거나 규정하지 않는 연습입니다.
판단을 멈추십시오.
그것이 겸손이고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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