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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5-14 조회수 : 3628

행복한 자녀로 키우고 싶은가, 성공한 자녀로 키우고 싶은가?


오늘은 성 마티아 사도 축일입니다. 성 마티아는 가리옷 유다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사도입니다. 그리고 성 마티아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사도의 자리를 교회가 스스로 다시 채울 수 있음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교회의 권위가 곧 그리스도의 권위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도인 것입니다.


성 마티아 사도는 또한 그리스도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특권을 잃게 된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가리옷 유다는 사도의 위치에 있었지만,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그리스도를 배신하며 사도의 권위를 잃었습니다. 어떠한 자리에 있든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자리가 요구하는 소명을 채워야 합니다.

 

끔찍한 상상이겠지만 만약 영화 ‘에일리언’에서처럼, 태중에 있는 아기가 부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하게 된다면 부모는 그 아기를 더는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나 자녀로서의 해야 할 일만 할 수 있다면 그 자녀는 부모의 모든 특권을 누리게 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해 줄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부모도 자녀에게 사랑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만약 우리가 당신의 ‘계명’(뜻)을 지키기만 한다면 당신 사랑 안에 머무르기 때문에 당신께 청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시려는 이유입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자녀의 행복은 부모로부터 사랑받는 것에 있습니다. 자녀가 사랑스럽기만 하면 부모는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 줍니다. 하느님 아버지도 마찬가지이십니다. 우리가 사랑만 하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물기 때문에 마치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을 때 느낀 것처럼 그런 천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 아버지로서 우리의 모든 청을 들어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뉴스를 보다보니 이번 어린이날 어떤 아이가 1억 원이 넘는 작품 위에서 놀다가 작품을 훼손한 일이 있었습니다.

전시물은 한국화의 거장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었습니다. ‘김생 임서’라는 작품인데, 김생의 글씨를 따라 쓴 작품입니다. 뒤늦게 도착한 아버지는 아이가 노는 것을 보고는 말리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사진까지 찍어줍니다. 박대성 화백이 어린이는 다 그런 것이라며 이해했기에 망정이지 아버지는 큰돈을 물을 뻔하였습니다.

 

부모는 왜 아이를 말리지 못했을까요? 아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아이가 그렇게 계속 잘못 나가면 결국 아이는 자신을 그렇게 키운 부모를 원망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부모는 아이에게 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자녀 이기는 부모 없다고는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존중의 법을 어긴다면 부모도 자녀의 모든 청을 다 들어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면 자녀는 슬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하늘의 부모인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모든 것을 해 주시고 싶으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자녀가 형제를 사랑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한다면 모든 청을 들어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결국 원하는 일을 하나도 이룰 수 없게 되고 그러면 기쁘고 행복할 수 없습니다. 성령의 열매가 ‘사랑-기쁨-평화’로 나가는 이유는 사랑하지 않으면 기쁨도 평화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 ‘자산어보’(2021)는 천주교 박해로 흑산도로 유배 온 ‘정약전’과 청년 어부 ‘창대’의 갈등과 우정이 그려집니다.

정약전은 바다 생물에 관한 책을 써서 세상에 유익한 일을 하려 하고 창대는 글을 배워 세상에서 출세하려 합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란 책을 내고 세상을 하직합니다. 12년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자산어보는 세계 최초로 수산 동식물을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한 책이고 많은 이들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창대는 과거에 급제하여 탐관오리들의 악행을 보며 가슴 아파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물론 그런 신물이 나는 세상을 등지고 다시 흑산도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정약전이 마티아 사도로 비유된다면 세상 출세를 쫓으려 했던 창대는 유다의 모습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기쁜 삶일까요? 이웃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사는 삶일까요, 아니면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삶일까요? 같은 이슬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소는 세상에 어떠한 이익을 줄 것인지만을 생각하는 사람을 상징하고 독사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익을 챙길 것인지만을 생각하는 사람을 상징합니다. 소와 같은 인물이 마티아였다면 반대로 뱀과 같은 인물은 가리옷 유다였습니다. 세상은 사랑으로 창조되었기에 사랑으로 살아야 사랑받고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말하자면, 사실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이 더 성공합니다.

일본 최고 부자인 손정의 회장이 첫 딸을 낳았을 때 길어야 1년밖에 못 산다는 병을 앓게 됩니다. 그런데 그 첫 딸이 그가 세상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첫 딸의 미소를 보고는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먼 나라의 아이에게서도 자기 딸 아이의 미소가 생기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랑이 생긴 것입니다. 그랬더니 딸의 병이 나았고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 최고 부자였던 록펠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만 알 때는 병을 얻어 1년밖에 못 산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한 여자아이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그 아이의 감사 편지를 받고는 삶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자선재단도 만들고 나누는 일에 기꺼이 참여하게 됩니다. 병도 나았고 장수도 누리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책에 보면 성공하려면 자신의 이익이 아닌 타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나 발명품이 나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생각만 하게 된다면 하느님은 실수를 통해서라도 그 바람을 들어주십니다. 그러면 기쁘게 됩니다.

우리는 자녀를 소가 되게 키울 것입니까, 아니면 뱀이 되게 키울 것입니까?

자녀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성공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러나 결국 행복한 사람이 성공합니다. 가진 자가 더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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