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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4-09 조회수 : 2856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가장 쉽고 빠르고 완전한 법: 복음을 전하면 됨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당신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시몬 베드로를 포함한 일곱 명이 티베리아스 호수에서 밤새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물가에서 어떤 낯선 이가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을 무시하나 싶어 화가 날 법도 하지만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물을 던집니다. 그러자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가 잡혔습니다. 


이 물고기는 백쉰세 마리였는데, 이는 ‘하느님의 자녀들’이란 히브리말 숫자와 같습니다. 즉, 배는 베드로를 포함한 교회를 상징하고 그 교회가 많은 영혼을 낚으며 주님의 도우심이 아니었다면 모든 것일 불가능했음을 깨닫고 교회 안에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깨닫게 되는 장면입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라고 하시는데, 누구도 감히 “누구십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은 이러한 일은 주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불가능함을 알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복음을 전해본 사람만이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내가 아기를 낳을 때 남편의 심정은 어떨까요? 자신이 대신 아프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요즘은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 손을 잡고 남편도 함께 고통에 동참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렇듯 선교는 그리스도의 자녀를 낳는 것이기에 이 일을 할 때 주님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기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선교하는 이에게 주님께서 가장 명확하게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비록 개신교 선교사의 편지이고 아주 특별한 경험도 아니지만, 중국 선교를 하며 체험한 한 잔잔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선교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어려움 가운데 이만월 선교사는 소수민족을 선교하던 중 체험한 이런 경험을 편지로 보내왔습니다. 


“2018년 6월로 기억되는데, 저는 선교 여행을 운남성 남녘 시솽반 나 멍송으로 갔었습니다. 그곳 멍송에서의 밤하늘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멍송 차 농가에서 사흘을 묵으면서 그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원주민의 방에는 물 것이 많다고 하여 밖에서 자기로 하고 텐트를 쳤습니다. 나는 좀 예민한 편이라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게다가 텐트를 친 장소가 차잎을 말리는 곳이라 바닥에 울퉁불퉁한 나무 막대기가 깔려 있어 등이 배겨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변을 볼 양으로 텐트를 열고 몇 발자국 걸어나가 바지의 지퍼를 내리는 순간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질 뻔했습니다. 아니 저 앞 나지막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걸어가서 마치 손으로 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눈을 들어 머리 위를 쳐다보니 캄캄한 하늘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은하수가 유유히 흐르고 그 주위에는 이루 셀 수 없는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밤하늘 별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을 때 번득 이런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람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아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이 말씀이 분명하고도 커다란 음성으로 들려왔습니다. 나는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지금으로부터 4천 년 전 아브람에게 하시던 음성을 내가 지금 듣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4천 년 전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나는 여전히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는데 이어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라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렇다. 하느님의 언약대로 이 세상엔 저 뭇별처럼 헤아릴 수 없는 아브람의 영적인 자손들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또 나를 통한 복음으로 아브람의 자손 된 사람들이 저 뭇별처럼 밤하늘을 빛내겠지.’


나는 그때 선교의 비전이 열렸습니다. 또 선교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사역인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밤하늘의 뭇별을 향하여 치켜들고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하늘의 별 울리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소리높여 찬양했습니다. 몇 번을 불렀는지 모릅니다.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뺨을 적시며 하염없이 흘러내리는데 얼굴엔 웃음이 가득합니다.


나는 그 이후 밤하늘의 뭇별을 헤아리는 버릇이 생겼고 주님이 지으신 모든 세계 그 찬송을 좋아하게 되었고 제일 잘 부르기도 합니다. 나는 그 이후에도 여러 지방을 여행하면서 밤하늘을 우러러보았지만, 그때만큼 많은 별을 볼 수 없어 못내 아쉽습니다. 그때 그 감격을 재현해 보려고 해도 그 날밤 그만큼 많은 별을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러다간 영영 한 번의 감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초조함으로 오늘도 밤하늘의 별을 헤아립니다.


코로나로 아주 힘든 시간이지만 선교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기도로 승리하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출처: ‘중국 선교지에서 들려온 기적 같은 이야기’, 유튜브 채널, ‘말씀의 검’]


저는 매일 복음 묵상을 씁니다. 써온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복음 묵상할 때마다 ‘오늘은 아무 말씀도 안 주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여지없이 기도의 응답을 주십니다.


저는 복음 묵상을 쓸 때마다 매번 “오른쪽에 그물을 던져라!”라고 하시는 말씀을 따르는 것 같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그리스도이심을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 스스로 지금 하는 일이 불가능함을 가장 절실히 느끼기 때문입니다.  


만약 복음 묵상 나누기를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주님의 현존에 대한 확신이 지금보다는 확실히 적었을 것입니다. 주님을 만나고 기쁨을 누리는 데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믿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의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주님께서 동행하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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