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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21-02-26 조회수 : 2959

2월 26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복음: 마태오 5,20ㄴ-26
 
화내지 않는 법: 생각 끊기 연습!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라시이들의 의로움이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형제들에게 화를 내는 것까지 살인하는 것과 같다고 하십니다.
 
주님 앞으로 나아올 때까지 미운 마음을 간직해서는 안 되고 그 전에 화해하라고 하십니다.
성을 자주 내면 특별히 심장과 혈관에 좋지 않습니다. 혈압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화를 표출하던, 그냥 속으로 삭이던 안 좋은 것은 매한가지라고 합니다.
 
화라는 것 자체가 올라오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화는 감정입니다.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의지력입니다.
‘감정’이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라고 한다면 ‘의지력’은 ‘댐’과 같습니다.
의지력이 소진되면 작은 물에도 댐이 무너져 큰 피해를 줍니다.
의지력이 강해도 물이 범람하면 댐을 넘어 또한 큰 피해를 줍니다.
이렇게 지금 당장은 흘러내리는 물과 의지력에 대해서는 크게 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굳이 올라오는 화를 끌어내리려고 의지력을 발동합니다.
그러나 잘 안 됩니다.
혹은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려고 심호흡을 합니다.
역시 잘되지 않습니다.
화가 나지 않게 하려면 의지력을 키우고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당장은 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날씨’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날씨가 화창하면 댐을 수리하고 증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날씨는 사람의 힘으로 조절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날씨는 ‘기분’입니다. 기분은 내 힘으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항상 우리 기분을 화창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요?
기도밖에는 없습니다.
 
기도를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마음의 날씨를 우중충하게 만드는 것이 ‘생각’임을 알면 됩니다.
생각은 자아와의 대화이기 때문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끌어옵니다.
우선 이 생각을 끊을 줄 안다면 그것이 벌써 기도입니다.
생각을 끊으면 성령께서 그 공간 안으로 들어와 비를 그치게 하십니다.
 
오늘 밤에 저는 밤잠을 설쳤습니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희한합니다.
저는 커피를 아무리 많이 마셔도 잠을 잘 잡니다.
그런데 10시에 잤는데도 새벽 2시까지 너무 정신을 맑은 것이었습니다.
계속 기도를 해도 잠이 오지 않고 정신이 말똥말똥했습니다.
화가 점점 올라오려 했습니다.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보니까 저녁때 집중해서 하던 일을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다 만 일을 머리는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잠자기 전에는 집중해서 일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일어나서 핸드폰을 켰습니다.
유튜브에 잠이 잘 오게 만드는 ‘빗소리’를 틀었습니다.
소리가 생각을 끊게 만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빗소리를 들으니 생각이 끊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은 꿀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더는 화가 올라오지 않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화라는 감정과 직접 싸워서는 안 됩니다.
그 화를 일으키는 것이 생각임을 알고 그 생각과 싸워야 합니다.
생각을 끊는 것이 생각과 싸우는 방법입니다.
 
뱀과의 대화를 끊을 때 하느님을 바라보게 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을 바라보면 성령께서 오시어 우리 마음을 화창하게 해 주십니다.
기도 시간이 이렇게 나의 마음을 화창하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합니다.
어떻게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까요?
화살기도를 끊임없이 바치면 됩니다.
 
아빌라의 데레사도 하루 50번 정도 화살기도를 바쳤다고 합니다.
그 좋은 예를 소개해 드립니다.
 
일본 제1위 납세자인 사이토 히토리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냐고 묻는 자신의 제자인 미야모토 마유미에게 이런 충고를 해 주었습니다.
 
“오늘부터 만나는 사람,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모든 이들에게 ‘이 사람에게 온갖 좋은 일이 눈사태처럼 일어납니다.’라는 말을 마음속으로라도 좋으니 중얼거려보세요.
하루에 100명씩, 1,000일 동안 실행해보는 겁니다.”
 
마유미씨는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실천하자.’란 좌우명을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실천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주 좋아하는 상대방에게는 쉽게 이런 말이 나왔지만 불편한 사람,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억지로라도 그 말을 계속하다 보니 싫은 마음이 점차 사라지고 상대가 싫은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그 말을 계속하다 보니 자신이 기분이 좋고 감사하는 마음이 끓어 넘치더라는 것입니다.
남에게 행복을 빌어주었는데 자신이 행복해진 것입니다.
 
그렇게 1,000일이 지났을 때 사이토 히토리가 말했습니다.
“마유미씨 얼굴이 좋아졌어요. 운을 부르는 얼굴이 되었네요.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빌면 얼굴에도 그 마음이 나타나는 법이에요.
이제 당신이 두 번 다시 불행해질 일은 없습니다.”
 
실제로 이런 내용을 책으로 쓴 『돈을 부르는 말버릇』의 저자 미야모토 마유미는 몇 년 뒤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화가 나면 분별력이 사라지고 그러면 더 안 좋은 일들을 끌어 잡아당기게 됩니다.
그래서 안 좋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그 사람의 기분에 따라 몰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화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하는데, 기도는 생각을 끊는 것입니다.
 
사이토 히토리 씨는 항상 기도하는 법을 미야모토 마유미 씨에게 알려준 것입니다.
그렇게 축복을 빌어주면 자신도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면 화가 날 일이 생겨도 미량만의 물이 흐르기 때문에 지금의 의지력으로 충분히 통제됩니다.
 
그러면 주위에 나무도 자라고 물고기도 살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그러면 사람들도 그 곳에 쉬러 옵니다.
그렇게 좋은 일이 계속 일어납니다.
좋은 기분은 생각을 통제하는 데서 생기는데, 기분이 좋으면 화가 날 일도 웃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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