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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12-12 조회수 : 1252

성령의 땔감은 우리 자신 
 
 
오늘 복음의 주제는 ‘왜 구원자보다 세례자 요한이 먼저 와야 하는가?’입니다. 
예수님은 타볼산에서 변모하시며 모세와 엘리야를 만나셨습니다. 
이 모습을 본 제자들은 엘리야를 생각하며 “율법 학자들은 어찌하여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율법 학자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엘리야가 세례자 요한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요한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당신도 박해할 것이라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그제서야 제자들은 깨닫습니다.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습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과는 어떠한 관계일까요?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하셨습니다. 
성령은 불입니다. 
엘리야가 하늘에서 불을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바알 예언자들과 시합을 할 때였습니다.  
 
엘리야 시대는 우상숭배 시대였습니다. 진정한 우상은 자기 자신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을 섬길 때 자신이 원하는 돈과 육체와 명예를 섬기게 됩니다. 
그런 이들이 제단에 바치는 소는 아깝게 바치는 소입니다. 
그러니 성령의 불이 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제물을 바칠 때 감사한 마음으로 세속-육신-마귀의 육체적 욕망을 바쳐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모든 악의 뿌리는 돈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1티모 6,10 참조). 
또한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그리고 욕망을 채우려고 육신을 돌보는 일을 하지 마십시오”(
로마 13,14)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육과 영은 반대가 되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의롭게 보이고 높여지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일입니다(루카 16,15 참조). 
 
따라서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내려와 그리스도를 잉태하게 하려면 그 성령께서 태우실 땔감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자신입니다. 나를 봉헌하려는 마음 없이는 그리스도를 만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하면 사랑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유튜브 ‘우와한 비디오, 세상에 이런 일이’에 ‘온몸을 집어삼키는 각질의 공포, 씻지도 눕지도 못한 채 건선으로’란 내용이 있습니다. 
 
한 청년이 돈이 없어서 건선이 온몸을 뒤덮을 때까지 치료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내용이 나옵니다. 
혼자 살아야 하는 처지에서 이 청년은 처음엔 고시원에서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건선이 심해지자 고시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래서 피시방 의자에 앉아서 밤을 새워야 하는 처지로 살아갑니다. 
돈을 벌어야 하지만 누구도 취직시켜주려 하지 않습니다. 
물론 목욕탕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몸을 씻을 수조차 없습니다.  
 
겨우 인력사무소를 통해 막일을 할 수는 있지만, 발의 각질들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발이 퉁퉁 불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그러나 그가 가장 두려운 것은 외로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입니다. 
 
너무나 착한 사람임에도 순서를 모르면 이런 상황까지 올 수 있습니다. 
몸이 준비되지 않으면 사람과 관계가 되지 않고 그러면 돈도 벌 수 없습니다. 
몸을 치료하는 것보다 먼저 사람과의 관계나 돈부터 생각하면 하느님께 땔감은 준비하지 않고 불만 달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도와줄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돈도 벌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다행히 유튜브 ‘우와한 비디오’ 팀에서 병원도 데려가 주고 복지센터를 통해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드러누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치료를 마치고는 완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기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타인관의 관계를 통해 돈도 법니다. 
그러나 타인과의 관계는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입니다. 
그리고 불은 땔감이 필요합니다. 
내 육체, 육체의 욕구를 끊임없이 봉헌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가르친 사람이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세례자 요한을 거치지 않으면 사랑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와한 비디오’에 ‘힘을 내요! 기적을 들어 올리는 남자, 영복 씨’가 나옵니다. 
영복씨는 소뇌위축증을 앓고 있습니다. 
여동생도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도 이 병을 앓고 있습니다. 
소뇌가 위축되는 병으로 균형감각을 잃고 말도 어눌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복씨는 아내와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기 위해 하루 8시간 이상씩 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보디빌더 대회에서 우승까지 합니다. 
물론 병은 진행 중이지만 자신이 무너지면 가족과의 관계도 무너지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운동하는 데 씁니다.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이도 이와 같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것을 가르친 마지막 사람입니다. 
이 구약을 통과해야 그리스도와의 마지막 계약인 신약이 체결됩니다.  
 
나 자신을 주님께 감사의 제물로 먼저 봉헌합시다. 
그래야 성령의 불을 받고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탈 수 있는 것을 바치지도 않고 불을 달라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성령의 땔감은 우리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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