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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10-11 조회수 : 755

쉬는 교우? 
 
                  
오늘 복음은 ‘혼인 잔치’ 비유입니다. 
임금은 아드님의 혼인 잔치를 위해 백성 중 지인들을 초대합니다. 
아드님은 그리스도를 의미하고 이 비유 말씀에서는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의 자격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처음 초대받고 오지 않는 백성은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초대에 응하지 않고 신랑을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렇게 변방에 흩어져있는 우리를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혼인 잔치에 참석한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혼인 예복을 갖춰 입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를 묶어서 어둠 속으로 던져버립니다.  
 
혼인 잔치에 응하지 않은 이들은 세례를 거부한 이들입니다. 
그러나 세례를 받았어도 견진으로 나아가지 않는 이들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과 같습니다. 
새로 태어났다면 그 믿음을 행동으로 굳건히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노력이 따르지 않는 믿음은 거짓 믿음입니다. 
 
‘에이미 커디’는 19세 때 아주 심한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녀는 영재라 불릴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학생인데, 아이큐가 반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대학에서의 공부는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노력하여 남들보다 4년이나 더 걸려서 대학을 졸업합니다. 
 
그녀의 노력을 본 수잔 스피크 교수는 그녀를 강사로 초청하여 프린스턴 대학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사기꾼이 된 것 같고 자신의 실력이 들통날까 봐 겁이 나서 교수에게 전화를 겁니다. 
 
“저 포기할게요. 제 자리가 아닌 거 같아요.”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그만두지 않을 거야. 난 너를 믿어. 
너는 여기 남을 거야. 넌 여기에 남아서 계속 이 일을 할 거야. 
너는 앞으로 해야 할 강의를 모두 끝낼 거야. 그저 계속해내기만 하면 돼. 
네가 몹시 겁이 나서 온몸이 굳고 정신이 빠져나가는 듯해도 네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이 올 거야.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내가 정말로 이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말이야.” 
 
그는 이 일을 해냈고 5년이 걸려 대학원도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하버드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하버드에서 첫해가 끝나갈 무렵 학기 동안 한 번도 발표하지 않은 학생이 있었는데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낙제할 거라고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학생이 완전히 낙담한 모습으로 에이미 연구실로 찾아왔습니다.
“저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바로 제 모습이었습니다. 
저에게 두 깨달음이 있었는데,  
 
‘내가 이제 더는 저런 생각이 들지 않는구나!’였고, 두 번째는 ‘이 학생은 여기 있어야 해!’였습니다.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너는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해. 내일부터 그렇게 믿으면 돼.  
 
그러면 나중에 힘을 얻게 될 거야. 
너는 앞으로도 수업을 들을 것이고 수업에서 최고의 의견을 내게 될 거야.”
그 학생은 점점 더 최고의 의견을 내는 학생으로 변해갔습니다.  
 
학생들은 뒤를 돌아보며 “우리 과에 저런 학생이 있었나?”, “맙소사! 저런 학생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라며 의아해했습니다. 
 
몇 달 후 그 학생이 다시 에이미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사실 최고의 의견을 내는 척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저를 최고의 의견을 내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믿음은 무언가를 한 번 할 때까지 만이 아니라, 자신이 완전히 변할 때까지 믿어야 합니다. 
 
[출처: 『자존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에이미 커디, 유튜브 채널 ‘잭스파이어’] 
 
 
저는 ‘쉬는 교우’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쉰다는 말은 마치 길을 가다 며칠,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쉰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다시 시작하면 이전의 자리에서 다시 출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믿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믿음을 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만약 결혼생활을 쉬겠다고 아내가 나가서 3년 만에 돌아오면 이전과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믿음이나 관계는 시작하면 멈추면 안됩니다. 
 
아기가 부모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그 믿음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두 발로 걷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 노력을 멈춘다는 것은 믿음이 사라졌다는 것과 같습니다. 
믿음은 그 믿음을 견고하게 만드는 노력과 함께합니다. 
 
 
오늘 복음의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세례 때 받은 믿음을 성장시키려 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세례의 믿음은 정말 그렇게 변화될 때까지의 노력으로 완성됩니다. 
완성되지 않으면 말 그대로 불완전한 믿음입니다. 
견진을 살고 있지 않으면 세례 이전의 믿음이 되어버린 것과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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