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일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에제키엘 36,23-28
마태오 22,1-14
오래 가려거든 조연상을 노려라!
오늘 복음 말씀은 ‘혼인 잔치의 비유’입니다.
혼인 잔치는 행복한 하늘 나라 잔치입니다.
어떻게 행복한 나라에서 영원히 머무를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우선은 그 잔치 초대에 응해야 하고, 그다음은 잔치 손님으로 쫓겨나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배우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분이 ‘안성기’씨를 꼽을 것입니다.
안성기씨는 영화가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스캔들 없이 꾸준한 연기 생활을 60년 이상 이어왔습니다.
2017년 데뷔 60주년 간담회 때, 배우로서의 꿈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오래 가는 거죠.”
60년을 이어와도 꿈이 ‘오래 가는 것’이라는 말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영화가 행복이기에 그 행복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 한국 국민 배우로서의 길을 꾸준히 걸어올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그는 그 이유를 ‘욕심’에서 찾았습니다.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연기 외에 욕심이 없어야 마음 편히 연기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동반자이자 큰 행복’인 만큼 그것에만 집중하기 위해 욕심을 버리는 작업을 반복해왔습니다.
“이것 자체가 큰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봐요.
일 자체에 대한 욕심은 많아야겠지만 일 외적으로 욕심이 많으면 안 되죠.
그럼 내가 편할 수가 없어요.
(대인관계, 인기, 명예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의 폭을) 넓혀 놓으면 연기할 때 집중이 안 돼요.
그러니 배우에게 좋은 일이 아니죠.”
[출처: ‘58년 연기 비결? 욕심 없어야 한다’, 김미리 기자, 마이 데일리, 15-03-25]
오늘 복음에 따르면 혼인 잔치에 초대받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은 ‘욕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욕심이 많은 이들은 혼인 잔치 초대에 응하지 않습니다.
초대에 응답한 이들은 세상 행복에 대한 욕심을 어느 정도는 끊은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혼인 잔치에 참석했어도 쫓겨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혼인 의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세례를 받았어도 끝까지 가지 못하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어떠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을까요? 주연에 대한 욕심입니다.
연기자로 따지자면 끝까지 주연만 하려는 사람일 것입니다.
안성기씨가 오랜 주연을 해오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조연을 했습니다.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지만 그는 ‘아, 이것이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이다!’라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유재석씨가 오래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인공이 아니라 항상 어느 자리에서나 조연을 선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이 튀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을 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튀어나온 못은 망치를 맞게 되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인공이 되려는 것도 욕심입니다.
할리우드 연기자들이 가장 피하는 배역은 ‘예수’입니다.
예수 역할을 하면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해 더는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 가려면 영광을 받는 역할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요즘 코로나가 다시 극성입니다.
그리고 주범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전광훈 목사’입니다.
그는 2018년 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됐습니다.
올해 1월 회장 연임에 성공했으나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고 합니다.
누가 봐도 그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주연’이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가 한 말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누구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냐.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어. 기분 나빠도 할 수 없다.”
“앞으로 점점 더합니다.
앞으로 10년 동안의 대한민국은 전광훈, 대한민국은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니까요.”
작년엔 이런 말도 했다고 합니다.
“나는 하나님 보좌(寶座)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이렇게 하나님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
혼인 잔치에 참석하려면 세상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과 재물을 봉헌해야 합니다.
이 정도도 희생할 수 없다면 교회에 머물 수 없습니다.
교회에 머무는 것은 마치 혼인 잔치에 머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혼인 잔치 손님이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면 어떨까요?
혼인 잔치 손님은 자신을 초대한 이와 신랑 신부가 영광을 받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신이 마치 주인공인 것처럼 행동하면 그곳에서 쫓겨난 수밖에 없습니다.
인정받고 칭찬받는 것을 두려워하십시오.
오직 하느님과 이웃들이 영광을 받을 수 있도록 조연을 맡아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은 곳에서 원하는 만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주연상이 아닌 항상 조연상을 노리십시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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