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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8-15 조회수 : 586

8월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요한 묵시록 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1코린토 15,20-27ㄱ
루카 1,39-56  
 
내가 어디로 향하는지 아는 방법 
 
 
오늘은 성모님께서 하늘로 승천하신 날을 기념합니다. 
예수님이야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다시 아버지께 승천하시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모 마리아는 우리와 같은 한 인간이십니다. 
그런데도 당신 아드님처럼 하늘로 승천하셨다는 사실은, 우리 또한 성모님처럼 
하늘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성모님께서 그 순간에만 하늘로 오르셨던 것일까요? 
성모님은 살아계셨을 때부터 하늘로 향하고 계셨습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하늘로 향하지 않으면 마지막에도 하늘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하늘이라는 말은 땅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지금 하늘로 향하든, 땅으로 향하든 그 길을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죽음과 함께 그 방향의 끝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하늘로 걷고 있는지, 땅으로 걷고 있는지 반드시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려면 내가 어떠한 추진력을 사용하는지 알면 됩니다. 
모든 발사체는 뒤로 뿜는 추진력이 있습니다. 
내게서 뿜어나오는 추진력이 나의 속도와 방향을 알 수 있게 합니다.  
 
만약 나를 통해 물이 끊임없이 흘러나가고 있다면 나는 분명히 물의 원천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노를 저으며 물줄기를 거슬러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홍주연 작가의 『더 해빙』입니다. 
홍주연 작가는 사업 실패로 돈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했던 아버지 밑에서 컸습니다. 
아버지는 자린고비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굴비였습니다. 
아버지가 췌장암에 걸렸다고 하여 홍주연 작가가 마지막에 굴비라도 실컷 드시고 가시라고 
10마리 보내드렸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것도 아껴 드시다 5마리를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병원도 굳이 6인실을 선택하여 죽을 때까지 돈을 아끼셨습니다. 
그러나 홍주연 작가는 ‘그렇게 돈을 아끼면서도 왜 아버지는 평생 가난하셨을까?’를 
궁금해하였습니다. 
물론 자신도 돈을 쓰는 것에서 항상 불안하고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어렸을 때부터 비범하였고, 지금은 전 세계 재벌들의 컨설팅을 해 주고 있는 
이서윤 선생을 만납니다. 
그녀는 수십만 명의 부자들을 연구하여 ‘해빙’(Having)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인물입니다. 
그녀는 홍주연 작가에게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기쁘게 쓰라고 말해줍니다. 
돈을 낭비하라는 말이 아니라, 돈을 쓰면서 기쁜 마음이 들 때만 쓰라는 것입니다.  
 
꼭 필요했던 것, 혹은 누군가를 도와줄 때는 돈을 쓸 때 마음이 기쁩니다. 
그렇게 무언가를 기쁘게 내어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원천으로 향하게 됩니다.  
 
원천으로 향할수록 더 많이 받게 됩니다. 
원천은 그것이 솟아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돈도 물처럼 흐름이 있는데 기쁘게 흐르는 그 흐름에 자신을 맡길 때 부족함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이렇듯 무언가를 기쁘게 내어줄 때, 그것이 무엇이든 그 기쁘게 내어주는 것의 원천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내가 용서를 기쁘게 하고 있다면 자비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향하고 있는 것이고, 
내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면 진리이신 주님께 향하고 있는 것이고, 내가 사랑하고 있다면 사랑 자체이신 주님께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내가 누군가를 쉽게 미워하거나 질투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미움의 원천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빨리 회개하지 않으면 되돌아올 수 없는 만큼 가버리고 맙니다. 
 
구약에 하늘로 승천한 사람이 두 명 나옵니다. 에녹과 엘리야입니다. 
에녹이 하늘로 승천한 이유는 ‘하느님과 함께 걸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걷는다는 말은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는 뜻입니다.  
 
누군가의 존재가 나와 함께 있다면 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의 뜻이 계속 나를 괴롭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과 함께 있다면 하느님의 뜻이 나를 괴롭힐 것이고, 그 뜻을 받아들여 실행한다면 하늘로 올라가게 됩니다. 
 
성모 마리아는 하늘에서 온 가브리엘 천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성모 마리아는 신약의 에녹이셨던 것입니다. 
하늘의 뜻이자 하느님의 아드님을 세상에 내어주셨으니 그 추진력으로 말씀의 고향으로 향하신 것입니다. 
 
그다음에 엘리야가 있습니다. 
엘리야는 하늘로 오르며 자신의 제자 엘리사에게 자신의 망토를 떨어뜨렸습니다. 
엘리사가 그 망토로 강을 치니 강이 두 갈래로 갈라졌습니다. 
이는 마치 홍해를 가를 때 모세가 들었던 지팡이와 같은 힘을 지닌 것입니다. 
바로 ‘성령’이고 ‘은총’을 상징합니다. 
누군가에게 은총을 주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은총의 원천으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눈치채십니다. 
포도주는 은총입니다. 교회에 은총이 부족한 것을 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은총의 주인이신 그리스도께 갑니다. 
그리고 그 은총을 내려주시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이렇게 성모님은 교회에 은총을 중개하시기 위해 그리스도께 가셨습니다 
 
하늘로 오르는 방법은 지금부터라도 하늘에게서 오는 것을 기쁘게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말씀과 은총의 중개자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는 한 인간으로서 우리가 쫓겨났던 에덴동산에 어떻게 다시 오르는지 보여주신 
최초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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