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8월 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8-02 조회수 : 668

8월 2일 [연중 제18주일] 
 
이사야 55,1-3
로마 8,35.37-39
마태오 14,13-21 
 
기적을 일으키는 힘, 감사와 사랑의 봉헌 
 
오늘 복음은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기적을 매일 체험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로 대단한 기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강론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기적입니다.  
 
여자 형제가 없고 동네에서도 여자와 대화할 기회가 없었던 저는 대학에 들어가서도 여자와 대화하려면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와 만나려면 ‘오늘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로 심히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5천 명이 넘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제 복음 묵상을 매일같이 들어주고 계십니다. 
한 사람도 말로 만족시켜주지 못한 제가 수천 명의 신자분에게 양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적을 체험하고 있기에 부끄럽지만, 그 기적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힘입니다. 
 
11살에서 12살 정도로 보이는 창백한 소년이 꽃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예쁜 꽃들을 한참 바라보던 소년은 가게 주인에게 자신의 이름이 ‘토비’라고 밝힌 후 “앞으로 60년간 매년 엄마 생일에 선물할 꽃다발을 미리 주문하고 싶어요. 
엄마 생일이 9월 22일이에요. 매년 이날 배달을 해 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엄마를 생각하는 토비의 마음이 너무 예쁘고 귀여웠던 여주인은 알겠다며 흔쾌히 대답했고 
“30달러면 충분해.”라고 말한 뒤 토비를 돌려보냈습니다. 
 
두 달 후 토비와의 약속을 기억한 여성은 토비 엄마의 생일인 9월 22일에 꽃다발을 안고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꽃을 든 여성에게 “누구세요?”라고 묻는 소년의 엄마에게 “이 꽃은 토비가 당신을 위해 주문한 꽃이에요. 생일 축하해요.”라며 꽃을 건넸습니다.  
 
그 말을 듣자 화들짝 놀란 토비의 엄마는 “제 아들이 저를 위해 주문을 했다구요? 정말이에요?”
라고 되물었습니다. 
꽃집 여성은 “토비가 엄마에게 주고 싶다며 60년간 매년 꽃다발을 배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토비의 엄마는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백혈병으로 투병 중 며칠 전 세상을 떠났어요. 
전에 한번 생일날 꽃을 선물 받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엄마라고 했더니 앞으로 매년 꽃을 선물해주겠다는 약속했었어요.”
[참조: ‘(감동 실화)60년 동안 매년 엄마 생일에’, 유튜브 채널 ‘공감픽’] 
 
토비가 가진 것은 ‘30달러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었습니다. 
여기서 30달러는 빵 5개와 같습니다. 
자신이 가진 전부를 의미합니다.  
 
숫자 ‘5’는 인간이 가진 전부를 의미합니다.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전부입니다. 
인간에게 ‘5가지 감각’이 있다는 것에서 ‘인간의 몸’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는 ‘말씀과 성령’, 혹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이 우리에게 끌어내는 것은 ‘감사’이고, 성령의 은총이 우리에게 맺어주시는 열매는 ‘사랑’입니다.  
 
토비가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꽃집 주인도 자비로운 분이라는 믿음이 생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께로부터 받은 것에 감사할 줄 모른다면 그 작은 것이라고 느끼는 것을 주님께서 그 수천, 수만 배도 주실 수 있는 분임을 믿지 못합니다.
그래서 봉헌하지 못합니다.  
 
그 작은 것을 지키느라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게 됩니다. 
그것을 바치며 더 많이 부풀려 달라는 청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토비가 60년간 어머니에게 꽃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30달러와 어머니께 대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기적입니다. 
 
가톨릭신자로 유명 유튜버이며 작가인 ‘김새해 잔다르크’씨가 있습니다. 
첫아기를 낳자마자 거의 회복될 수 없이 몸이 안 좋아져 병원에서 1년 이상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게 된 것입니다. 
신랑이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고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기를 생각해서도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숨 쉴 때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를 속으로 계속 되뇐 것입니다. 
감사할 것도, 사랑하기도 힘들지만, 하루에도 수천, 수만 번씩 되뇌다 보니 몸이 회복되는 기적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네 아이를 키우며 왕성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것만으로는 5천 명이 넘는 사람을 먹일 수 없다고 말한 것입니다. 
여기에 예수님께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더해주셨습니다.  
 
기적을 예수님만 하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진 것만 가지고도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더하면 누구나 기적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기적을 할 재료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에 감사하고 그것으로 수많은 사람의 배를 불리겠다는 사랑의 마음만 첨가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며 기적의 주인공이 되라고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가진 것을 봉헌해 드리면 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