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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4-01 조회수 : 588

4월 1일 [사순 제5주간 수요일]
 
​나에게 인정받는 이의 말만이 나를 변화시킨다
 
성 프란치스코의 아버지는 큰 포목상을 경영해서 돈을 많이 번 부자였습니다.
그는 자기 아들이 자신의 사업을 훌륭하게 이어가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방탕하게 지내던 프란치스코의 삶은
허물어져 가는 다미아노 성당에서 하느님을 만나고는 완전히 변했습니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서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기도하고 주님의 뜻만을 찾았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 집 안에 있던 옷감과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주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아씨시 주교에게 아들을 고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요구합니다. 
 
“이제 이놈은 나의 아들이 아니니 호적에서 이놈의 이름을 제거해 주시오!”
여러모로 둘의 관계를 화해시켜보려던 주교도 결국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이제 프란치스코는 피에트로 디 베르나르도네의 아들이 아닙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는 옷을 벗어 아버지에게 주며 “이것 받으세요. 앞으로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를 돌보아 주실 것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주교가 자신의 망토를 벗어 프란치스코에게 입혀주었습니다.
이때부터 프란치스코는 지상 아버지의 뜻에서 자유로워지고 하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살게 됩니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인간은 아버지의 욕망을 욕망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십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무엇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겠습니까?
바로 ‘죄’입니다.  
 
예수님은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라고 하십니다.
죄의 종살이를 하는 우리를 죄로부터 구원하러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그분의 가르침이 곧 진리이기에 그 가르침을 따르면 죄에서 해방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죄에서 해방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을 아무리 들어도 계속 죄를 짓습니다.
예수님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실천한다.”
아버지가 다르기 때문이란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이시기에 만약 하느님을 아버지라 여기지 않고 다른 무언가를 아버지라 여기면 그 말씀은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누가 친아버지의 말씀을 따르지, 모르는 아저씨의 말을 따르려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유다인들은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느님이시오”라고 반박합니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으니, 그들은 실제로 하느님을 아버지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참 아버지로 여기면서 그분의 말씀인 그리스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사형수가 죽기 전에 어머니를 꼭 한번 면회하게 해달라고 간청해서 면회를 시켜주었더니 창살 안에서 어머니를 가까이 오라고 해서는 코를 물어뜯더랍니다.  
 
그 이유는 “왜 내가 어려서 남의 것을 훔쳐 오고 나쁜 짓을 할 때 못 하게 말리지 않아서 내가 오늘날 큰 죄를 범하고 사형을 당하게 했느냐”라는 것입니다. 
 
아이가 잘못 나갈 때는 부모가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나 이 일은 아이들이 부모를 부모로 인정할 때야만 가능합니다.  
 
사춘기가 넘어가면 아이들은 부모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부모가 하는 말들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말은 말을 하는 사람을 인정할 때야만 그 사람 안에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사춘기가 오기 이전에 꼭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참 아버지요, 성모 마리아를 참 어머니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그분들의 사랑을 깨닫게 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사랑으로 믿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느님을 아버지로 인정하게 되면 그분의 말씀인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변화시켜
죄에서 해방시켜 줍니다.
부모에게도 효도하게 됩니다.
이것이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방식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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