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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28 조회수 : 640
3월 28일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진리는 보편되다
 
요즘 문제가 되는 ‘박사방’이란 집단이 있습니다.
성착취를 통해 돈을 벌어온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잡혀서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자신이 악마의 삶을 살고 있었음을 알았다면 제 발로 나왔으면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힘에 지배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공동체에 속하기를 원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사방이란 단체에 속해있으면서 악마의 삶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공동체는 그 공동체를 유지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을 그 공동체가 가진 ‘믿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공동체를 유지하는 그 믿음이 진리인지 아닌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믿음에 지배당합니다.
그러니 삶을 바꾸고 싶다면 공동체를 바꿔야 합니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엔 알코올 중독자 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이혼하고 자녀를 태운 채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자녀들을 다치게 한 뒤로, 그는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들을 떠나기로 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잘 안 되어 중독자들 모임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잠시 술을 끊었다가 모임에서 나오면 이내 다시 마시는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고 믿어 술을 끊은 이후에도 계속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평생 끊을 수 있었습니다.  
 
절주 모임에는 ‘우리는 술을 끊을 수 있다.’라는 강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공동체에 속해있으려는 노력으로써 삶이 변화된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요한 사도가 ‘왜 어떤 사람들은 믿지 못하는 것일까?’를 평생 묵상한 것의
결과물입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은 이스라엘의 권력기관인 70명의 최고 지도자들로 구성된
‘최고 의회’(산헤드린) 사람들과 그들의 구성원 간의 혼란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산헤드린은 성전 경비병들을 보내 예수님을 잡아 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예수님께 감히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치신다고 하여 그들은 율법을 어겼다고 믿고 그렇다면 예수님은 메시아일 수 없다고 믿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러자 최고 의회 사람이면서 예수님의 숨은 제자였던 니코데모가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있지 않습니까?”라며 반박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을 반대하는 집단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성경 어디에도 갈릴래아에서 예언자가 난다는 말은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그 공동체가 주는 믿음을 고려하지 않고 성경만을 연구하는 자들은 예수님께 대한 온전한 믿음으로 올 수 없었습니다.  
 
지금의 유다인들도 성경은 연구하지만, 그것으로는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올 수 없습니다.
성경 연구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공동체에 속해 어떤 믿음에 지배당하느냐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믿음에 의해 성경을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며칠 전에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을 증언하는 것들을 설명하신 적이 있는데
그 순서를 기억하십니까? 
 
세례자 요한(믿음의 공동체) => 예수님의 일(업적, 소명) => 그리스도(구원자) => 아버지 => 성경
믿음은 이 순서대로 성장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을 듣고 제자단에 들어야 예수님의 일이 표징이 되어 그 사람에게 온전한 믿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때에야 아버지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그러면 성경도 의미 있어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응집시키는 믿음이 진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진리는 보편됩니다.”  
 
보편 되다는 뜻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같게 진리로 여겨진다는 말입니다.
거짓말은 좋은 것일까요, 나쁜 것일까요? 나쁜 것입니다.
전 세계 모든 시민에게 물어보면 대다수는 나쁜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거짓말을 조장하는 단체에는 들어가면 안 됩니다.
그 믿음이 결속력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신천지에 있는 이들이 진리가 보편 되다는 것을 안다면 당장 거짓말을 부추기는 신천지에서 나올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성경을 연구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첫 단추인 세례자 요한을 잘못 선택하였기 때문에 그 뒤는 다 뒤틀리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보편된 진리를 선포한다고 하여 ‘가톨릭’이란 말을 씁니다.
진리는 보편됩니다. 상대적이지 않습니다.  
 
진리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아는 것”(天知地知我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보편성에 어긋나는 것을 진리로 가르치는 곳에는 절대 머무르면 안 됩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가 주는 믿음이 나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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