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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8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3-18 조회수 : 561

3월 18일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사랑은 커도 사랑이고 작아도 사랑이다

 
이탈리아에서 주둔하는 미국 군인의 아들인 13세의 소년 바비 힐은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에 대한 글을 읽다가 유럽 지역 미 공군 사령관인 리처드 린제이 장군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아스피린 한 병을 샀어요.
이 약을 아프리카에 계신 슈바이처 박사님의 병원에 낙하산으로 떨어뜨려 주세요.” 
 
린제이 장군은 소년의 편지 내용을 방송국에 알렸습니다.
방송을 들은 유럽 사람들이 모은 약품은 자그마치 40만 불이었습니다.
곧 바비군은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제공한 비행기에 약을 싣고 아프리카에 갔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는 감격해서 말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이런 큰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도 이 아이의 나이 때는 다른 사람을 돕고자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큰 사랑, 작은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요?
작은 황금이 가치가 없다고 믿는다면 큰 황금에 대한 가치도 모르는 사람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작은 계명, 큰 계명을 구별하여 지켜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십니다. 
 
작은 율법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러다가 큰 율법도 무시하게 됩니다.
사실 작은 율법이 지키기 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하다 갑자기 끼어들기를 하거나 급브레이크를 잡아 이웃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이는 작은 율법을 어긴 것입니다.
율법은 ‘이웃사랑’입니다. 이런 일들이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인류가 파멸로 이를 수 있습니다.  
 
작은 율법에 대한 무감각은 큰 율법에 대한 무감각입니다.
지금 대기가 오염되어 숨을 쉬기 힘들어지고, 마실 물이 사라지며,
바다는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고,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온 인류를 위협하는 것들이 우리가 작은 율법을 너무 작게 여기기 때문에
발생할 문제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아주 작은 것에서까지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이익을 줄 수 있는가만을 생각해야 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어린 영국 군인이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군목 신부님이 군인의 몸에 손을 얹고 기도하며 유언을 물었습니다. 
 
“제 어머니에게 전해주십시오. 아들은 고통 없이 기쁘게 죽었다고요.” 
 
어린 군인은 짤막하게 말했습니다.
잠시 후 어린 군인은 무슨 중요한 것이 생각난 듯 숨을 헐떡이면서 간곡하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습니다.
제가 다니던 주일학교 선생님께 이 말을 전해주십시오.
저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고요.
그리스도인으로 편안하게 눈을 감게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한다고 전해주세요.” 
 
신부님은 어린 군인의 유언에 따라 주일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마지막 유언을 들려주었다.
주일학교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리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지금 주일학교 교사가 아닙니다.
주일학교 교사라는 직분이 대단치 않게 생각되어 그만두었습니다.
그러나 제자의 유언을 들으며 결심했어요.
다음 주일부터 다시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겠습니다.” 
 
작은 금 조각을 무시하면 큰 금 조각의 가치도 모르는 것입니다.
작은 금도 금이고, 큰 금도 금입니다.
작은 율법을 무시하는 사람은 큰 율법도 무시하는 것입니다.
작은 사랑을 하찮게 여기면 큰 사랑이신 하느님도 하찮게 여기는 것이 됩니다.  
 
완전함은 아주 작은 2%의 차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늘에서 아주 작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거든 아주 작은 사랑의 실천도 소홀하게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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