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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1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0-02-15 조회수 : 471

2월 15일 [연중 제5주간 토요일] 
  
​생계걱정만 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 

부활절을 앞두고 한 사람이 걱정 많은 표정으로 신부님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신부님, 저는 너무 근심 걱정이 많습니다. 없는 것이 많아 골머리가 아픕니다. 못 살겠습니다.” 
 
신부님은 무슨 근심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부활절이 다가오는데 헌금 낼 돈도 없고 당장 생계를 위해 먹을 것을 살 돈도, 자신의 것은 물론 아내 옷, 자녀 옷을 살 돈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은 물었습니다.
“헌금은 얼마를 내고 싶어요?” “5천원입니다.” 
“오늘 식재료비는 얼마쯤 들어요?” “1만원이요.”  
 
“형제님 옷은?” “5만원이요.” 
“아내 옷은?” “10만원이요.” 
“자녀 옷은?” “3만원이요.”
이 말을 듣고 신부님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제 형제님은 하느님께 195,000원을 달라고만 청하세요. 
부활의 가장 큰 의미는 나의 아버지가 하느님인 사람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아버지인데 뭐가 걱정이세요.” 
 
오늘 복음은 빵 7개로 광야에 나온 백성 4천 명을 먹이고도 7광주리나 남은 기적을 보여줍니다. 
누가 봐도 마르코 복음사가는 탈출기에서 40년 동안 광야를 지나며 가나안 땅에 들어갈 백성으로 새로 창조되는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7은 창조의 시간입니다. 
하느님은 광야로 나온 당신 백성을 새롭게 창조하여 가나안이라는 안식으로 이끄십니다.
이 과정에서 광야에 나온 백성의 자격은 ‘생계를 걱정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보이지 않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들은 대책 없이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사흘 동안이나 광야로 예수님을 따라다닐 수 
없었다는 것이고 새로운 당신 백성으로 창조되지도 않았을 것이란 말도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로 둔 사람들입니다. 
생계걱정을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이 생계걱정이 우리가 참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데 
얼마나 큰 장애가 되는지 모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연합군은 전쟁고아들을 위해 막사를 제공하여 
그들을 적당히 정착시킬만한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자라고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사의 장교들은 아이들이 밤에 거의 잠을 자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당황했습니다. 
장교들은 왜 고아들이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지 심리학자들에게 그 문제를 의뢰했습니다.  
 
마침내 그 심리학자들은 매일 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 늘어선 침대 사이로 한 사람이 다니면서 아이들의 손에 작은 빵조각 하나씩 쥐어주게 했습니다.  
 
매일 밤 빵조각을 쥐는 일로써 하루를 마감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며칠 안 되서 그들은 밤새도록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낮 동안에 충분히 음식을 먹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염려 때문에 오늘 가진 것을 즐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자기 손에 빵조각을 챙겨 쥐고서야 그들은 적어도 그 다음날 아침 식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됨을 알고 잠을 잘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 빵 한 덩이씩을 쥐어주십니다. 
당신께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생계걱정에서는 자유로워야 합니다.  
 
엘론 머스크는 돈을 잃는 것이 두려워 투자를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한 달을 30달러로 살아보는 실험을 했습니다.  
 
한 달을 3만원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모든 재산을 투자할 수 있었고 지금의 테슬라를 만든 것입니다. 
 
빵의 기적은 지금도 일어납니다. 
우리 손에도 내일 먹을 빵이 주어져있습니다. 
생계에 대한 걱정은 마치 가시나무처럼 우리 숨통을 조여 말씀이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둔 이들은 생계걱정에서 자유로워야합니다. 
생계걱정만 하다 죽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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