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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09 조회수 : 565

12월 9일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 
 
창세기 3,9-15.20
에페소 1,3-6.11-12
루카 1,26-38 
 
<​ 자신을 높이 올려줄 사람만 가까이 하라 > 
 
길가에 살면서 핫도그를 파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귀가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가게에 라디오가 있을 리 없었습니다.
눈도 좋지 않아 신문도 읽지 않았습니다.
다만 좋은 핫도그를 팔면 많은 사람이 사 먹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핫도그에 들어가는 고기와 빵도 남들보다 크게 했습니다.
고속도로변에 광고판도 세웠고 길가에 나와 “핫도그 사세요.”라고 외치기도 하였습니다.
사업은 나날이 번창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집에 와서 아버지를 돕게 되었습니다.
경제를 공부하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라디오 듣지 못하셨어요? 신문도 읽지 못하셨죠?
지금 경기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요. 유럽의 상황은 처참해요.
미국은 유럽보다 훨씬 나쁘고요.” 
 
이 말에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우리 아들은 대학생이고 신문도 읽고 라디오도 들으니까 아는 게 많은 게 당연하지.’ 
 
그리고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고기도 줄이고 핫도그 크기도 줄였습니다.
더 이상 길가에 서서 핫도그를 팔지도 않았습니다.
아들의 말대로 장사가 점점 안 되었습니다.
급기야 고속도로변의 간판도 내려야했습니다.
그렇게 완전히 망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네 말이 옳았다. 경기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게 분명하구나.”
경기가 안 좋다고 다 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가 안 좋으면 망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만 망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부정적인 믿음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경기가 더욱 안 좋아집니다.
이것이 모든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원죄의 영향 때문입니다.  
 
원죄를 지니고 태어나면 자아의 부정적인 생각을 받아들여
항상 더 낮고 어두운 곳으로 향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 자아의 목소리를 발로 밟고 하늘의 목소리만 경청하는 분이셨습니다.
세상의 믿음에 역행하는 분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 아닌 분에게 태어나실 수 있으셨을까요?
절대 불가합니다.
자녀를 알려면 부모를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죄가 있는데 자녀가 성인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모기에서 모기 외에 다른 동물이 태어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에게서는 인간밖에 태어나지 못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을 낳았다면 이미 하느님이신 것입니다.
하느님이어야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이 될 수 있느냐고 반박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성모 마리아께 가브리엘 천사가 한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하느님께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뜻은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과 같습니다.
하느님만이 모든 일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죄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짓고 하느님이 자신들을 용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힘으로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나무 뒤에 숨었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믿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을 믿게 됩니다.
이것이 원죄이고 이 아담과 하와의 원죄가 모든 인류에게 미친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만은 자신의 능력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브리엘 천사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오로지 하느님만이 당신을 높여줄 것을 믿으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원죄의 어두움에 물들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떤 특징을 지닐까요?
도움을 청할 것입니다.
아이가 병뚜껑을 따지 못할 때 어떻게 합니까? 부모에게 내밉니다.
이것이 자신을 믿지 않는 죄 없는 어린이와 같은 사람의 특징입니다.
무조건 하느님께 청합니다.
그러니 항상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을 한 잔 마시더라도 체하지 않게 도와달라는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운전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절대 믿지 않는 사람이 원죄로부터 멀어지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기에
더 큰 일을 이루어냅니다. 
 
우리는 하루에 몇 번 정도 하느님을 찾습니까?
자주 하느님을 찾을수록 하늘나라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만이 나의 능력을 높여주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여러분을 더욱 높이 올려줄 사람만 가까이 하세요.”라고 충고합니다.
우리에게 그 분은 하느님이시고 그분이 파견하신 사람들입니다.
죄에서 멀어지려면 자신을 높여줄 하늘에 계신 분만 신뢰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항상 불가능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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