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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0-14 조회수 : 606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로마 1,1-7
루카 11,29-32 
 
< 마음이 없으면 표징도 없다 > 

큰 빚을 지고서도 게으름만 피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보다 못해 채권자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돈을 갚을 생각이 있긴 한 거요?”
“있고말고요. 당신의 돈을 갚기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 세 가지가 다 쉽지 않아서 답답해하고 있던 참입니다.” 
 
채권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대체 그 세 가지가 뭐요?”
“저... 하나는 당신이 갑자기 죽어서 돈을 받을 수 없게 되면 좋겠고, 둘째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차용증서가 분실되든가 불에 타든가 했으면 하는 것이고, 셋째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많은 돈을 주웠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운이 없는지 그 세 가지 중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군요.” 
 
이 빚쟁이는 좋은 사람일까요?
아닙니다. 자신이 노력해서 돈을 갚을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돈을 못 갚더라도 돈을 갚을 방안을 생각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면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선하려고 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 악한 것입니다.
빚쟁이라도 선한 사람이라면 일자리라도 알아볼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라고 하십니다.
악해서 악한 것이 아니라 변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악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핑계를 댑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에 대해 그들의 핑계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표징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키워준 것에 대해 보답하기를 원치 않아 자신의 부모가 맞는지
증거를 대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에게 자신의 부모가 맞는다는 증거를 대보라는 것만큼 불효는 없습니다.
하느님께 어떤 기적이나 표징을 보여주면 믿겠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으려고만 한다면 부모가 준 사랑의 기억을 통해 부모임을 확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믿으려고만 한다면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사랑을 보면서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믿으면 내가 변해야 하니까 그것을 원치 않는 것입니다.  
 
표징을 보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래서 변할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악한 것입니다.
변할 마음만 있으면 표징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페루의 모체 시에서 CCTV 보안 카메라에 한 남자 아이가 가로등 불빛으로 공부하는 모습이인터넷 여기저기 공유되었습니다.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고 집이 가난해서 학교에도 갈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바레인에 사는 야쿱이라고 하는 한 백만장자가 우연히 이 동영상을 접했습니다.
그는 한 달 동안 그 소년을 찾았고 그 아이가 12살 빅터 앙굴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야쿱이 직접 본 앙굴로의 집은 생각보다 비참하였습니다.
처음엔 앙굴로를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생각이었지만, 허물어져가는 집을 다시 지어주고 앙굴로의 학교에는 컴퓨터를 보급해주었습니다.
앙굴로의 어머니에게 일자리까지 마련해 주었습니다.  
 
조건은 단 하나.
앙굴로가 평소에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해서 훌륭한 학생이자
모두의 롤모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없기에 표징도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음이 굳어버린 유태인들과 비교해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러 멀리 남방에서 온 여왕과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을 예로 드십니다.  
 
변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무언가 시작할 것입니다.
악한 사람은 선할 수 없는 핑계를 반드시 만듭니다.
핑계를 대는 사람에게 하늘의 표징은 절대 주어지지 않습니다.
주어져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먼저 지성부터 합시다.
감천이 따라올 것입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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