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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31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31 조회수 : 535

7월 31일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탈출기 34,29-35
마태오 13,44-46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 좋은 것은 비싸다. > 

EBS에서 8주간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서로의 성격차이로 이혼하려는 3년차 부부의 관계치유에 대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아내는 세 살짜리 아이를 키우면서 가정일과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매우 바쁘고 지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남편이 출장 갔다가 아내를 위해 선물을 사와도 아내는 삶에 지쳐 크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원치 않는 부부관계만 요구하고 진지하지 못하며 마마보이와 같은 면을 유치해합니다.  
 
남편은 아기를 낳은 후의 아내가 자기를 지나치게 무시하고 1년 이상 부부관계를 거부하는 아내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집안일도 도와주고, 선물과 신체적 접촉으로 분위기전환을 꾀해보지만 아내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딸만 없다면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다며 집에 있기가 직장에 있기보다 더 힘들다고 말합니다.  
 
이 둘은 마지막으로 8주간의 부부상담 심리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3주까지는 상대의 입에서 나오는 자신의 안 좋은 면들을 너무나 많이 들었기 때문에 결국은 미움이 깊어져 싸움도 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는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남편은 아주 조금 있던 희망도 사라져 버렸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3주가 지나면서 끝까지 숨기려했던 자신들의 감추고 싶었던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꺼내놓습니다.  
 
남편의 부모는 매일 싸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둘은 이혼을 하였고 홀로 남은 어머니의 고통을 매일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심각해지는 가정 분위기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관계는 즐겁고 쾌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진지한 대화를 회피하고 아이들과 같은 가벼운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아내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집안이 어려워졌을 때 아버지는 집에서 놀며 어머니에게 위로를 받았고, 어머니는 새벽까지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며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항상 당하기만 하는 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았고, 무능력하면서도 어머니를 야단치는 아버지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진지하지도 못한 남편이 자신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자신의 아버지의 모습처럼 느껴졌고, 자신은 어머니처럼 그렇게 남편의 유치한 모습에 당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이유를 따지며 저항했던 것입니다.  
 
서로 상대의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서 둘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상담선생님은 이제 매일 서로의 장점 3가지씩을 쓰라는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그렇게 상대의 장점을 보기 시작하니까 그동안 왜 그런 장점들이 보이지 않았었는지 자신들도 신기해하였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8주 후에는 신혼 때처럼 서로의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고 행복해 하는 부부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부의 변화는 아주 단순한 것 하나를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이혼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절망하던 두 사람이 서로의 노력을 통하여 새로운 관계를 회복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진정으로 노력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상담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상대의 아픔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가 아는 한 부부도 이런 어려움 속에 있는데 남편이 상담하러 가는 곳마다 상담전문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두 번 이상을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부부도 3주 이후에야 자신들의 깊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참고 견딜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늘나라가 밭에 뭍인 보물이나 귀한 진주로 비유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얻으려면 자신의 전 재산을 버려야만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희생 없이, 노력 없이 얻어지는 행복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혼하면 행복이 보장이라도 되어있는 듯이 생각하면 반드시 이런 위기가 올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의 자존심과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합니다. 
가치 있는 것일수록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만큼 가치 있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요즘 신천지라는 이단에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빠진다는 말이 들립니다. 
그들은 2-3년 동안 교묘히 정체를 숨긴 채 성당에서 인정을 받은 후 주위 사람들을 성경공부라는 미끼로 끌어들인다는 것입니다.  
 
성당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었던 유쾌한 가르침을 듣고는 쉽게 그 이단에 빠져버립니다.
왜냐하면 그 곳에서는 고해성사도 볼 필요 없고, 주일에 꼭 성당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성경을 통해 가르치기 때문에 그동안 이유도 모르고 고생했던 것들을 쉽게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저 쉽기만 한 성서공부, 편한 신앙생활을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것입니다.
그러나 성당에서도 성서 백주간이나 여정과 같은 성경공부가 있고, 여기저기에서 하는 성경 강의를 원하기만 하면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이들은 신앙생활을 결코 쉬운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노력과 투자로 자신의 신앙을 성숙시킵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는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이런 신자들은 절대로 그런 이단에 빠지지 않습니다.  
 
돈을 몇 푼 벌기 위해서도 하루 종일 남의 밑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돈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하느님나라를 위해서는 과연 얼마나 투자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진정 행복해지고 싶다면 밭에 묻힌 보물을 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행복은 내 모든 것을 버릴만한 가치가 있고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내 모든 것을 팔아야만 살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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