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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9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7-19 조회수 : 553

7월 19일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탈출기 11,10─12,14
마태오 12,1-8 
 
< 안식일에 ‘자비’의 열매를 봉헌합시다 > 

“정훈이 엄마, 정훈이가 우리 애랑 어울리지 않게 신경 좀 써 주세요!!”
이런 문자를 받는다면 어머니 마음은 어떨까요?  
 
송정훈은 날라리로 소문난 소년이었습니다. 
모든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정훈이와 어울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학생 때부터 춤이나 추러 다니고 공부는 꼴찌였습니다. 
 
“아들, 엄마가 항상 믿어!”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20대 중반이 된 정훈이는 여전히 날라리였습니다. 
부모님은 힘든 형편에도 불구하고 정훈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영어 한 마디도 못하는 정훈이에게 미국 시골 유타의 삶은 끔찍했습니다. 
심지어 “너 벙어리냐?”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청년은 모든 걸 포기하고 당장 한국으로 돌아갈 티켓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한 달에 십만 원으로 생활하며 자신을 미국으로 보낸 부모님 때문에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나약한 놈이었나?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갈 수 없어.”그때부터 청년은 미친 듯이 레스토랑 알바를 하며 영어도 배웠습니다.
그는 공부는 못했지만 사람을 기쁘게 하는 데 놀라운 재능이 있었습니다.  
 
정훈은 ‘그냥’ 서빙을 하는 대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특별함’을 선물해주었습니다. 
남들이 ‘바닥’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장사’의 기본을 배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정훈은 TV 다큐를 보던 중, 머리가 번쩍거리는 걸 느꼈습니다. 
그곳엔 노량진 컵밥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컵밥으로 푸드 트럭 장사를 해보자!’
그러나 그의 아내는 극구 말렸습니다. 
정훈은 돈도 없었고 음식을 해본 경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정훈은 유학 중 만난 지형과 종근에게 동업을 부탁했고 셋은 의기투합하여 4,500만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20년 된 트럭을 하나 샀습니다. 
그들은 그 트럭에 목숨을 걸고 밤을 새우며 음식 만드는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냉담한 유타 사람들을 사로잡을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정훈은 정량만 주는 미국의 고정관념을 뒤집어보기로 합니다. 
한국인의 ‘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덤’으로 음식을 주고 몸을 부대끼며 손님들과 춤을 추고 손해를 보더라도 손님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추억을 선물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음식은 무조건 주문 후 30초 안에 만들었습니다.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미국 전역에 노량진 컵밥 매장은 21개가 되었고 매출 3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들은 노숙자들을 돕기 위해 자신들의 컵밥을 무료로 나누어주고 있으며 부채춤, 태권도, 김치 행사를 열며 한국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학교 때 전국 꼴찌였던 그는 말합니다.
“자존심이 뭐가 중요해요? 내가 하고 싶은 꿈이 있는데.”
[참조: ‘미국에서 낡은 트럭 사고 인생 뒤집은 전교 꼴찌 한국인’, 포크포크, 유튜브] 
 
송정훈씨의 부모님은 송정훈씨를 끝까지 믿어주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이 믿음 때문에 그는 무너질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전교 꼴찌 날라리 아이에게 자비롭지 못했지만 부모님만은 자비로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믿어주고 희망하게 합니다. 
믿음과 희망은 사랑의 양 날개입니다. 
그렇기에 자비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믿어주고 희망하는데 어떻게 잔인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안식일임에도 남의 밭에 들어가 밀 이삭을 훔쳐 먹습니다. 
이것을 보고 바리사이들은 그들의 스승인 예수님을 탓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시며 “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쉬라는 의미는 자신을 위해 그만 벌고 주님과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는 
하느님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율법에 억매여 쉬기는 하지만 그것을 자랑삼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들을 나무라는 사람들이 바리사이들이었습니다.  
 
하느님께 봉헌도 하고 이웃을 위해 나눔도 하라고 정해놓은 율법이 그 반대로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고 이웃을 판단하는 것으로 전락해버린 것입니다.  
 
안식일은 사랑이 목적이고 자비가 목적이기에 오히려 미워하고 자비하지 못하면 안식일 법을 지키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면 자비롭습니다. 
믿고 희망하기에 끝까지 참아줍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연습하는 날이 안식일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고 믿어주신 것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는 날이 안식일입니다. 
안식일은 우리가 이제 주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와 자비로 보답하는 날입니다. 
우리의 주일도 주님께 더 내어드리고 이웃을 용서하고 도와주는 목적의 거룩한 날이 되게 해야겠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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