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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22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22 조회수 : 512

6월 22일 [연중 11주간 토요일] 
 
코린토 2서 12,1-10 
마태오 6,24-34  
 
< 주님의 기도는 나의 주인을 선택하는 기도다 >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막내 이강인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나라 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남자 월드컵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대회였습니다. 
이강인은 대회 골든볼을 수상했습니다. 
 
이강인은 스페인 발렌시아 팀이 지금처럼 자신을 대우해주지 않으면 이적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강인은 17살의 나이에 발렌시아 1군으로 데뷔했지만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전술과 맞지 않고 너무 나이가 어리다는 것입니다. 
 
가끔 이강인이 투입되었을 때는 놀라운 활약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감독은 이강인을 벤치에만 앉혀 놓았던 것입니다. 
선수는 경기를 뛰지 않으면 감각과 자신감을 잃습니다. 
이에 이강인 선수가 이번을 계기로 정 그러면 팀을 떠나게 해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시청한 발렌시아 팬들은 이강인을 그렇게 대우하는 것에 뿔이 났습니다.
그리고 구단에 이강인을 놓치면 알아서 하라고 강력한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구단은 급박하게 이강인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강인을 원하는 팀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젠 거의 이강인이 갑의 입장에서 발렌시아 구단과 대화 하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능력이 있음을 인정받아 뽑아는 놓았지만 정작 그를 뛰게 하지 않으면 이강인의 값어치는 계속 하락할 것입니다. 
어린 외국인 선수기용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몇 년을 경기에 뛰지 못한 이승우와 백승호는 다시 이전 기량을 회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관심이 없는 팀에 머무는 것보다는 관심을 가져주는 팀으로 가는 것이 더 낫습니다.
레알에서 조금씩 관심을 받지 못하던 호나우두는 돈을 적게 받더라도 자신을 인정해주는 유벤투스로 이적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가치를 알아주지 않으면 떠나는 것이 상책입니다. 
 
신앙에서도 이렇게 가치를 몰라 잃게 되는 보석이 있습니다.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주님의 기도의 가치에는 집중하지 않고 마치 벤치에 앉혀놓고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 원인은 주님의 기도를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바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이 나의 주인이 되게 해 달라는 청원이고, 내가 이웃을 사랑하게 해 달라는 청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 등을 위해 주님의 기도를 바쳐버립니다.  
 
여행을 떠나면서 “이번 여행 아무 사고 없이 잘 다녀올 수 있도록 주모송을 바칩시다.”라고 해놓고, 좋은 여행이 되기만을 생각하며 정작 주님의 기도 내용에는 집중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뛰어난 선수를 벤치에 앉혀놓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주님의 기도에만 집중하면 여행은 알아서 주님께서 잘 돌보아 주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주님의 기도를 올바로 바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오늘 복음은 엊그제 주님의 기도를 알려준 복음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올바로 바치려면 섬길 주인을 명확히 정하라는 내용이 오늘 복음인 것입니다.
돈을 주인으로 섬기면서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때문에 주님의 기도가 밀려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주님이 아닌 돈을 섬기고 있다는 증거는 무엇일까요?
‘걱정’입니다. 돈을 섬기면 당연히 걱정이 생깁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하라고 하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것 자체가 이미 재물에 지배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동시에 지금 이 순간 당신 뜻만을 찾으라는 하느님을 만날 수 없게 됩니다.
하느님은 오늘 여기 계신데 나는 내일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에 대한 걱정이 이렇게 나를 하느님과 어긋나게 합니다. 
그런 걱정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니 주님의 기도의 힘이 그 사람 안에서 발휘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맡기면 모든 것이 다 잘 됩니다.
하느님은 새들도 먹이고 꽃들도 입히십니다.
사람이야 오죽 잘 챙겨주시겠습니까?  
 
예수님은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고 하십니다. 
그 내용이 들어있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나라가 오시기를 청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여 의롭게 되기를 청합니다.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입니다.” 
 
덤으로 알아서 주실 것에 집중하고 정작 청해야 하는 것은 생각 없이 넘겨버리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재물을 사랑하면 병드신 아버지의 건강이 어떠신 지는 물어보지도 않으면서 유산은 언제 줄 거냐고 청하는 아들과 같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내가 재물을 주인으로 선택할 것인지, 하느님을 주인으로 선택할 것인지 정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온전히 바치려면 먼저 미래에 대한 걱정을 주님께 맡겨 떨쳐버리는 믿음을 가져야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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