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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16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16 조회수 : 408

5월 16일 [부활 제4주간 목요일] 
 
독서 : 사도행전 13,13-25
복음 : 요한 13,16-20  
 
<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 

한 사람이 어린 딸과 함께 산지에 살면서 양을 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와 딸은 잃은 양을 찾다가 그 양이 가시나무에 걸려 빠져 나오지 못하고 바동거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그 양을 가시덤불에서 떼어내었으나 그 양은 이미 여러 곳에 긁히고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상처가 나고 긁힌 자국을 보면서 어린 소녀는 양이 너무 불쌍하여 울면서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저 나무가 미워요. 저 나무를 잘라버려요.”
다음날 아버지와 딸은 도끼를 가지고 가시나무를 잘라 버리려고 그 곳을 찾아갔습니다. 
나무 가까이 갔을 때 그 소녀는 작은 새 한 마리가 그 가시나무 위에 앉더니 작은 부리로 양이 가시에 긁히면서 남겨놓은 털들을 쪼아 모으는 것을 보았습니다.  
 
작은 새는 부리 가득히 털을 물고는 날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자세히 살피던 어린 딸은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하느님께서 왜 이곳에 가시나무를 자라게 하시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나무의 가시들은 작은 새가 집을 지을 수 있는 부드러운 털을 모으는 일을 하는가 봐요.” 
 
가시나무가 잘려지지 않는 이유는 그 또한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받을만하여 교회에 속해있는 것은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교회의 결정과 가르침에 반대하면서도 교회에 속해있다고 말하고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예전에 4대강 사업을 할 때 그것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글에 반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신자로서 사제에게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말들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저는 한국주교회의에서 그렇게 발표가 나서 올린 것뿐이었는데, 어떤 분들은 교회의 권위보다는 자신들의 생각을 더 옳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교회가 자신들의 생각을 따라주어야 한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합니다. 
미사에 참례하고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교회와 일치하는 것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당에 다닌다고 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아닙니다. 
열두 제자들 가운데 가리옷 유다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사도단 가운데 머문다고 반드시 예수님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누가 당신을 배반할 것인지 아셨습니다. 
예수님은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라는 성경말씀을 
인용하십니다.  
 
당신과 빵을 나눈다는 말은 가족과도 같은 사람이란 뜻입니다. 
당신은 가족처럼 받아들였지만 그 사람은 당신을 원수처럼 대했습니다. 
그 받아들임이 곧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가리옷 유다처럼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겸손하게 순종하는 사람이 되어야합니다.  
 
예수님은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유다는 아버지로부터 파견되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열두 사도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교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교회 안에 머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파견되는 이는 파견하는 이보다 높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교회는 신자를 파견합니다. 
그러니 신자는 교회보다 높지 않은 것입니다.
교회에도 가리옷 유다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교회의 생각보다 옳다고 믿는 이들입니다. 
그러면서도 교회에 속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가르침에 순종하지 않으면 교회 안에 있어도 실제로는 교회에 대드는 사람입니다. 
이런 일이 정치적인 이슈가 있으면 많이 발생합니다.
예수님께서 유다를 받아들이셨다고 유다의 뜻도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옳아서 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언젠간 잘려나갈 가시나무가 아닌지 살펴야합니다. 
받아들여진 것이 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받아들인 공동체의 뜻을 따를 때 진정으로 속한 것입니다. 
교회에 속하기 위해 교회의 가르침에 온전히 순종할 마음을 가졌는지 살펴야합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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