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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5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25 조회수 : 497
2월 25일 [연중 제7주간 월요일] 
 
복음: 마르코 9,14-29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 기도했어야 최선을 다한 것이다 > 
 
이탈리아의 영성 신학자 중에 존 퓔렌바흐라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변화는 가능 한가?] 라는 그의 저서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가 필리핀에 있을 때에 마닐라에 프로비던스 병원의 아주 유능한 의사를 알고 있었답니다. 
그 의사는 매주 빠지지 않고 성당에 나가는 신자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이탈리아식의 신실한 신자라고 합니다.  
 
어느 날, 퓔렌바흐 신부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어느 여인을 데리고 그 의사를 찾아갔답니다. 
여인은 8명의 자녀를 둔 어머니였답니다.
신부가 의사에게 이 여인이 회복될 가망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의사가 이렇게 말했대요. 
“글쎄요, 신부님.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는 기도입니다.”  
 
그 말을 들은 신부는 자기가 화가 난 것을 분명히 드러내면서 바로 이렇게 물었답니다.
“아니, 의사 양반! 아니 그래, 기도가 의사인 당신이 할 수 있는 전부란 말이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의사가 화를 낼 차례였답니다. 
그는 신부의 멱살을 움켜잡고 거의 바로 얼굴에 대고 고함을 쳤답니다.  
 
“신부인 당신이 기도에 대한 믿음이 없다니! 스스로 창피한 줄 아시오! 
한 마디 하겠소. 나는 대단한 신자가 아니오.
하지만 의사로서, 체험을 통해 적어도 이것만큼은 알고 있소. 
이 여인이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병마와 싸우게 된다면,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기도뿐입니다.

의료 기술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기도만이, 포기하지 않고 살고자 하는 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의사인 내가 볼 때 기적이지요. 
그러니, 당신이 어서 기도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단 말이오!”  
 
존 신부 말이, 자기는 그 때 창피하기보다는 오히려 겁이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는 진지하게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 여인은 다시 회복되었답니다.  
 
[발췌: 류해욱 신부님 강론, 기도에 대한 믿음이 없다니] 

어쩌면 우리들도 신앙인이라고는 하지만 기도의 힘을 믿지 못하는 때가 많이 있습니다. 
기도를 하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세상에서는 더 현명하게 보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보면서도 기도할 줄 아는 것이 신앙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벙어리 들린 영을 예수님께서 쫓아내십니다. 
처음엔 예수님의 제자들이 쫓아내려고 하였으나 그 영을 쫓아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릴 적부터” 그 영이 그 아이에게 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병도 시간이 지나면서 깊어지고 결국엔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처럼 악한 영도 사람 안에 오래 있으면 그만큼 그 사람과 하나가 되어갑니다.  
 
그 아이의 부모도 아이의 상태가 너무 심각한 것을 알기에 이렇게 청합니다.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하실 수 있으면...’ 이 말 안에는 아버지의 낙담이 서려있습니다. 
이성적인 눈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성을 꾸짖습니다.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는 영을 쫓아내십니다. 
제자들은 왜 자신들은 그 영을 쫓아낼 수 없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아직까지는 ‘기도’의 힘을 믿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힘의 강함을 말씀하시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라자로를 살리실 때처럼 당신도 커다란 기적을 하실 때는 아버지께 기도하시기 때문입니다.  
 
내 힘으로 하려고 하는 사람이 가장 약한 사람이고 믿음이 없는 사람입니다. 
무언가를 하려다가 안 되면 바로 부모님에게 내미는 어린이처럼 겸손해져야 부모님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아버지가 마당 한 구석에 박혀 있는 돌을 치우는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온 힘을 다하여 그 돌을 빼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들은 이내 그 일을 포기하려고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너는 그 돌을 치우는데 정말 온 최선을 다했느냐?” 
아들이 대답하기를 “예, 아버지 저는 이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아니다.” 
그러자 아들이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버지, 제가 지금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셨잖아요? 
그런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니 섭섭하네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너는 내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도 나에게 도와 달라고 하지 않았다.”  
 
신앙인에게는 기도를 하는 것이 최선이고, 따라서 어떤 일에서건 기도하지 않았다면 최선을 다한 것은 아닌 것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항상 후회가 남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항상 기도하고 시작하십시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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