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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2-05 조회수 : 273

19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빈 종합병원의 산부인과 의사인 이그나즈 젬멜바이스는 놀라운 발견을 합니다. 당시 산모들은 산욕열로 알려진 출산 후 발열 증세를 자주 보였습니다. 항생제가 등장하기 전이었기에 많은 산모들이 이 산욕열로 아기를 낳고 죽음을 맞이했지요. 빈 종합병원에 한 해 동안 3,000명의 산모 중에 600명 이상이 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밝힌 것이 바로 의사 젬멜바이스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의사나 간호사가 손을 씻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환자에게 병을 옮기는 것은 다름 아닌 의료진이었던 것이지요. 실제로 손을 소독하기 시작하자 사망률이 20%대에서 1%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또 사소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행동이 생명을 죽이기도 하고 또 살리기도 했습니다. 

이 세상의 삶이 모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의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줍니까? 조금만 더 신경 쓰고 배려하면 생명을 살릴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잡이식의 인터넷 악성 댓글로 인해서 큰 상처를 받고 스스로 생명을 버리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늘 손쉬운 해법을 바랍니다. 그런데 손을 씻는 간단한 행동도 하지 않아서 생명을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스스로가 주위를 기울여서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말과 행동을 한다면 어떨까요? 이 손쉬운 방법, 그리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나중에 주님께 혼나지는 않을까요? 

오늘 우리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이합니다. 설날에 가족, 일가친척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데 즐거운 만남이 괴로운 만남으로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경우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지요. 바로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설날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복음을 통해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이 될 것을 명하십니다. 오실 주님을 맞이할 준비, 그 준비는 내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말 한 마디와 사랑이 담긴 작은 행동에서 나옵니다. 아주 커다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당연히 우리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을 멋지게 사는 사람은 내일도 멋지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일만을 멋지게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오늘을 망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멋지게 살겠다고 다짐한 그 내일도 형편없는 날이 됩니다. 즉, 우리들에게 맡겨진 지금이라는 ‘오늘’ 해야 할 일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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