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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1-13 조회수 : 304

급하게 차를 타고 가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 시계를 잘못 봐서 약속시간에 늦게 된 것이었지요.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차가 많이 밀리는 것입니다. 약속시간에 가까울수록 초조해지고 있는데, 앞 차의 운전수가 딴 짓을 하고 있는지 신호가 바뀌었는데 움직이지를 않는 것입니다. 이제는 초조함이 화남으로 바뀌게 딥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앞 차가 가라고 뒤에서 내 차로 부딪혀서 밀겠습니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적을 울리겠지요.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있나보다.’하면서 차선을 옮겨서 갈 것입니다. 만약에 급하고 화가 난다고 앞 차를 뒤에서 박아버린다면 더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등산 가는 사람이 힘들다고 산에게 “너는 너무 높아. 좀 낮춰줘.”라고 말할까요? 산에게 불평한다는 것이 소용없음을 알기에 그냥 우직하게 산에 오릅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비 멈춰!”라고 말하고 화를 낼까요? 아닙니다. 우산을 쓰면 됩니다. 

사람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 사람은 움직일 수 없는 ‘산’과 같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비’와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신 변할 수 있는 내가 바뀌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고 감동을 하게 되지요. ‘나를 위해서 저렇게 노력하는구나. 나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연약한 인간의 몸을 취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물론 죄로 가득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다고 하지요. 그러나 우리들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당신께서 먼저 변화하셨던 것이 아닐까요? 우리 역시 죄를 미워하고 선을 실천할 수 있도록, 미움과 질투의 삶에서 사랑과 용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 직접 모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주님의 이 모범은 오늘 우리들이 기념하는 주님의 세례를 통해서 더욱 더 분명해집니다. 아무런 죄도 없으신 분께서 회개의 세례를 받으십니다.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그분께서 왜 물로 세례를 받으셨을까요? 분명히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신데 왜 그런 모습을 보였을까요? 바로 그 대답을 세례 받은 후 하늘에서 들린 목소리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해서 교만에 차서 사람들을 지배하는 모습이 아니라, 한없이 낮아져서 오히려 사람을 섬기려는 겸손함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이 하느님의 뜻을 직접 당신의 몸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이지요. 

지금 우리는 어떤 변화로 낮아지고 있을까요? 그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나의 모습은 하느님으로부터 칭찬의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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