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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22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2-22 조회수 : 289

18세기 초, 영국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이 세인트 폴 대성당을 재건할 때의 일입니다. 그가 평상복을 입고 현장을 돌아보다가 세 명의 석공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첫 번째 석공은 “그저 돌이나 깎고 있습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두 번째 석공은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 이 일을 하는 것이지요.”라고 대답합니다. 그 다음 세 번째 석공에게도 똑같이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세 번째 석공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위대한 성공을 짓는데 한 몫을 하고 있지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일의 성과도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이 사람의 가치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친구와 함께 미술관을 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집 안 일로 인해서 마음이 좋지가 않은 것입니다. 과연 미술관에서 그림 구경은 어떠했을까요? 꼭 오고 싶었던 전시회였지만 기쁘지가 않았습니다. 멋진 작품 역시 별로 좋아 보이지 않은 것은 당연했지요. 왜 그랬을까요? 바로 마음가짐 때문입니다. 우울하고 힘든 마음으로 인해서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던 것이지요. 작품이 마음가짐에 따라서 가치가 크게 바뀌고 맙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야 할까요? 

미움과 분노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부정적인 마음가짐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때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을, 심지어 내 자신까지도 가치를 높이게 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친척 엘리사벳을 만난 뒤에 하느님 아버지를 찬미하는 노래를 바치십니다. 이 마니피캇이라고 불리는 성모의 노래를 묵상하면 성모님께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고 계셨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듣는 것부터가 고통의 시작임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고통을 피해야할 고통으로 받아들이시지 않습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보려했고 그 사랑의 일에 동참하셨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은 오로지 하느님뿐이었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에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하느님을 찬송하는 노래를 부르실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가 되실 수 있게 했습니다. 성모님의 가치가 올라가신 것입니다. 

누구나 다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겪습니다. 그러나 이 고통과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집니다. 고통과 시련에서 희망을 바라보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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