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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8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0-18 조회수 : 286

누구에게나 주님께서 주시는 사명이 반드시 있습니다. 즉,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사명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의미 없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으신다는 점을 믿는다면 내 자신이 이 땅에 태어났음에 어떤 사명이 있음을 의심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의 이 사명을 찾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눈앞의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아야 합니다. 도망치지 않고 그곳에서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는 삶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물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어떤 효과도 없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행한다면 분명히 앞으로 1mm라도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보좌 신부 때의 청년을 우연히 성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성지의 영성센터에서 운영하는 연수를 참석하기 위해 온 것이었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연수에 참석했던 전 차수 사람들로부터 이곳 신부님의 강의가 재미있고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리고 저를 의심의 눈치로 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설마 그 신부님이 신부님 아니죠?”

물론 아니었습니다(저와 함께 사는 영성센터장 신부입니다). 그러나 이 말투는 ‘신부님께서 그렇게 재미있고 좋은 강의를 할 리가 없잖아요.’라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보좌신부 때 제 모습을 생각해보면 강론도 시원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모습을 지금도 여전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주님의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금의 자리에서 나름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이곳저곳에서 강의도 많이 하게 되었고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를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시고 사랑해주십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자기 자신에게 닥친 현실에서 도망치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이 안에 내게 주어진 사명이 있음을 깨닫고 노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모든 것을 다 채워서 보내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라는 사명은 모든 것이 가득 채워졌을 때 실천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부족한 상태에서도 사명을 실천하는 것, 주님과 함께 한다는 마음만 있다면 자신의 사명을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명이 내게 주어질 때, 할 수 없는 이유만을 찾을 때가 많습니다. 돈이 없어서, 능력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귀찮아서, 편하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내가 왜 해야 하느냐면서....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주님의 사명을 수행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 할 수 없는 이유가 많을 때 주님의 영광은 그 안에서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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