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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4일 _ 전삼용 요셉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24 조회수 : 373

2018년 나해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가족의 의미>

 

복음: 마태오 12,46-50


 한 중학교에서 도덕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부모님을 30일 동안 칭찬하고 일기를 써 오라고 숙제를 냈습니다. 아이들의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칭찬은 부모님이 자신들에게 하는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부모님 볼 시간도 별로 없고, 가장 큰 문제는 아무리 뜯어봐도 부모님에게 좋은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는 쑥스럽게 아버지에게 다가가 “아버지 존재 자체가 저에겐 행복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아버지는 대답하십니다.

 “미친놈!”

 칭찬하고 욕먹었습니다.

 학원에 데려다주는 어머니에게 “엄마가 학원 보내주셔서 공부 잘 하게 됐어요. 고마워요.”라고 말합니다.

 돌아오는 어머니의 대답은, “반에서 00등 하는 게 공부 잘 하는 거니?”

 학원 도착할 때까지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몰려왔지만 그래도 숙제이니 끝까지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관찰하고 또 관찰했습니다. 관찰했더니 관심이 됐습니다.

 “엄마, 오늘 예뻐 보여요!”

 “정말이니?”라며 엄마는 처음 얼굴을 보는 듯 한참동안 거울을 봅니다.

 “아빠 배가 넉넉하시네요.”

 “허허, 배가 만물의 근원이지.” 

 아버지에게 이런 유머감각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오랜 시간 함께 살지 못했던 어머니가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에게 말합니다.

 “엄마가 만든 음식 매일 먹으니까 좋아요.”

 엄마가 웁니다.

 “엄마, 왜 울어요?”

 “어, 양파 때문 ... ” 

 나도 양파 때문에 눈물이 났습니다.

 30번의 칭찬이 끝나고 아이들이 말합니다.

 “그냥 밥만 먹고 잠만 자는 곳인 줄 알았는데, 요즘 집이 좋아요.”

 “부모님을 칭찬하면서 나도 조금씩 변하게 됐어요.”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칭찬한 나에게 ... ‘나도 참 괜찮은 사람 같다.’ 라는 마음이 생겨요.”

 [출처: ‘엄마가 울었다’, 지식채널 e]


 가족이란? 이 질문에 이 실험만큼 좋은 사례를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세상에서 떨어진 나의 자존감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일 것입니다. 자존감은 타인이 나에게 사랑으로 측정해 주는 가치입니다. 그러니 가족은 사랑이 흐르는 곳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중요한 뜻입니다.


 사랑이 없는 가족은 가족이 아니라 집단이나, 무리, 혹은 떼거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모기떼를 모기 가족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뭉쳐 다녀도 그 구성원들이 타인에게 자신의 피를 내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내어주는 만큼 상대의 존엄성이 높아집니다. 원숭이‘무리’라도 되려면 적어도 자녀를 키워내고 자신의 바나나를 나누어주며 다른 구성원의 털도 골라줄 줄 알아야합니다. 그러나 이 무리의 목적은 모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생존’에 있지 ‘사랑’에 있지는 않습니다. 사랑만이 목적인 공동체가 가족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족을 이용한다면 동물 무리만도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여기저기에서 박해를 받으시자 예수님의 가족들은 자신들이 입을 손해를 걱정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미쳤다고 여기고 잡으러 옵니다. 불쌍한 성모님까지 끌고 온 것입니다. 예수님은 설교를 하시다말고 당신 가족들이 왔다는 말에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한 가족은 한 아버지가 있고 한 아버지의 뜻이 있습니다. 한 아버지의 뜻은 한 가족이 서로 사랑하여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도 사랑으로 당신 한 가족을 만드시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이들은 모두 그분의 자녀들이 됩니다.


 이제 가족은 핏줄보다 사랑의 능력으로 단결됩니다. 예수님도 핏줄보다 하느님 아버지 안에서의 한 가족을 꿈꾸십니다. 그래서 그 사랑이 아니면 같은 핏줄이라도 한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위 아이들이 한 것처럼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 사람은 세상 모든 이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가족은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이 두려운 이유는 내가 그들에게 가족처럼 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핏줄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내가 사랑하면 아주 많은 이들과 가족의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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