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다는 예수님
신앙인으로서 예수님을 믿음에 있어 어려운 점들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그분을 나름대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분이 태어나신 장소, 그분의 부모와 친지, 그분이 사시고 활동하셨던 장소, 그분이 생각하고 표현하셨던 방법 등 인간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처럼, 예수님 시대의 동향 사람들도 그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저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서는 덧붙입니다: “메시아가 오실 때에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시는지 아무도 알지 못할 터인데 말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 이의제기에 응수하십니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이처럼 믿음에는, 어느 정도까지는 몰라도, 완전하게 접근할 수 없는 하느님의 영역, 신비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물론 우리는 인간적이며 신적인 예수님의 이 이중 영역을 이성으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믿는 데, 그분에게 온전한 믿음을 드리는 데, 왜 이렇게 더디고 변덕스러운지, 틈이 날 때마다 회피하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믿음을 말할 때, 이성과 지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동시에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앞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알고 있다는 믿음에 빠져 있으면서, 예수님의 동향 사람들처럼 인간적이며 세속적인 영역 이외에 신비의 영역을 등한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예수님의 세속적인 초라한 기원이 가로막고 있는 그분의 신적인 기원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참된 기원은 그분을 파견하신 아버지께 있음을 분명하게 보고 고백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당신의 기원을 밝히심과 아울러, 하느님 아버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당신 자신이심을, 당신이 바로 그분의 말씀 자체이신 분임을 천명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우리는 오로지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이 남겨주신 말씀과 행적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들려주신 말씀과 보여주신 행적, 이 말씀과 행적을 전해준 사도들과 목격 증인들의 열정적 선포, 끝내 이를 기록으로 남긴 복음 저자들의 위대한 신앙에 더욱 다가서도록 노력할 때인 사순시기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말씀과 행적 안에서 하느님을 가까이 만나 뵙고, 우리의 이웃들이 우리의 말과 행동 안에서 하느님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애쓰는 거룩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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