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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3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04-03 조회수 : 111

주님, 우리나라를 도우소서! 

 

 

드디어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내란 사태가 종식될 순간이 다가옵니다.

한 사람의 기상천외한 돌발행동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내란성 증후군으로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내란성 위염, 내란성 두통, 내란성 불안증, 내란성 불면증, 내란성 수면 부족! 

 

엊그제 안국동 시국미사 때 자주 희자되던 표현이 “잠 좀 자자!”였습니다.

돌아보니 참으로 은혜로운 순간이었습니다.

그 어떤 집회보다 평화롭고 성숙한, 그러나 시대를 역행하는 반국가, 반민주 세력을 향한 우리 가톨릭 교회의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를 잘 보여준 축제 한마당이었습니다. 

 

전국각지에서 운집한 수많은 사제, 수도자, 교우들은 한목소리로 백척간두에 놓인 우리나라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교우들이 오셨던지, 주최 측에서 준비한 제병이 많이 모자랄 정도였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으니, 참가자 모두가 입을 모아 헌법재판소를 향해 재판관 한분 한분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마음속으로 정말이지 간절히 그분들께 부탁드렸습니다. 

 

‘뭘 그리 망설이냐고? 뭐가 그리 두렵냐고? 그가 저지른 위헌·위법적 증거들은 이미 차고 넘치는데, 초등학생들조차 정답을 알고 있는데, 대체 왜 이리도 뜸을 들이냐고?

한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시라고! 국민의 명령이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선고 날자가 발표되고 나니 시민들 얼굴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사실 저 같은 소시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는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저 상식이 통용되는 나라, 나랏일은 국민이 뽑은 심부름꾼들이 그럭저럭 알아서 하는 나라,

그래서 큰 걱정 없이 발 뻗고 잠들 수 있는 나라... 

 

집회 현장에서 크게 느낀 바가 한 가지 있습니다.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지금 우리 눈으로 목격하고 있는 이 갈등은 진영 간의 갈등이나 지역 간의 갈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상식과 몰상식의 갈등입니다.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대립입니다.

집단 지성과 막무가내·파렴치 집단 사이의 충돌입니다. 

 

어제오늘, 곰곰이 생각해보니 대혼란의 시간 안에서 헌법재판관님들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고가 늦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극한 갈등과 대립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기 위한 냉각기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리라 백 퍼센트 확신하지만, 최근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기상천외한 일들을 많이 겪은 우리이기에 일말의 걱정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르고 힘겹게 쌓아 올린 우리나라의 국격이고, 민주주의요,

시민의식인데, 이렇게 초단기간에 와르르 허물어져 내리다니,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선택을 앞둔 재판관님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두려워하실 것 하나도 없습니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상식과 양심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선택만 하시면 됩니다. 성경의 단순한 원칙만 따르셔도 충분합니다.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재판관님들, 결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 뒤에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서 있습니다.

그 옆에 원칙과 상식, 진리와 정의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애국 시민들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뒤에는 우리나라와 백성을 극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뒤를 받쳐주고 계십니다. 

 

“주님, 어찌하여 당신께서는 큰 힘과 강한 손으로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당신의 백성에게 진노를 터뜨리십니까?

이제 그만 타오르는 진노를 푸시고 당신 백성에게 내리시려던 재앙을 거두어 주십시오.”(탈출 3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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