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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9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5-01-18 조회수 : 93

사랑으로 하나 되는 삶

 

[말씀]

1독서(이사 62,1-5)

고통스러웠던 바빌론 유배생활을 통하여,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진정 원하시는 계약 백성으로서의 삶으로부터 자신들을 갈라놓은 행위가 어떤 행위였는지를 철저하게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반성과 속죄의 시기가 지난 다음 활동을 전개한 익명의 제3이사야는 주님께서 회개하여 되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을 몸소 당신의 아내로 삼으러 오실 날을 예고합니다. 이날은 평화의 날이 될 것이며, 기쁨과 영광이 함께 할 구원의 날로 다가올 것입니다.

2독서(1코린 12,4-11)

성령에 의해 새로이 탄생한 교회는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 각자 자기 고유 기능을 간직하며 행사하는 하나 된 인류의 모습으로 떠오릅니다. 코린토 교회의 신자들에게 이 이상적인 교회상을 소개하면서, 바오로는 그리스도교 신자라고 자처하면서도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열의 유혹을 경계하고 단죄합니다. 바오로의 독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원하고 계신 참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하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복음(요한 2,1-11)

복음저자 요한이 전하는 기적 이야기 가운데 제일 먼저 소개되는 가나의 혼인잔치 기적은 그리스도의 삶 전체의 의미를 밝혀줍니다. 포도주로 변한 물을 통하여 복음저자는 거저 주어질 선물 앞에서 자취를 감추어야 할 종교적 율법주의의 상징을 봅니다. 당신의 곧 파스카를 향해 걸어 나갈 그리스도의 여정은 결국 이와 같은 근본적 교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남녀 사이의 단순한 혼인 관계를 넘어서, 하느님과 인류의 궁극적인 관계가 문제입니다. 따라서 성모 마리아께서 아드님께 요청하고 계신 봉사는 새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은총의 시기를 예고하는 가치를 지닙니다.


[새김]

인간이 처음으로 인간관계를 체험하고 익히는 기초 공간은 물론 가족 공동체이나, 이 기초 공동체도 실은 혼인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관계를 통하여 성립됩니다혼인으로 부부관계가 맺어지고, 자녀의 탄생으로 가정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성경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더욱 쉽게 설명하고자, 혼인이라는 비유법을 자주 사용해 왔습니다.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 앞에서 인간은 신뢰로 응답해야 함을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오늘 복음저자 요한이 혼인 장면을 배경으로 그리스도의 첫 기적 이야기를 전하고 있음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은 포도주가 동이 난 잔칫집의 딱한 사정을 아시고, 이를 아드님께 알리십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예수님의 응답은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이나, 성모님은 일꾼들에게 무엇이든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이르십니다. 마치 동문서답과 같은 분위기가 읽힙니다.

예수님은 분명 아직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성모님은 당신의 바람을 예수님께서 들어주시리라 확신하며, 일꾼들에게 지시합니다.

바로 이것이 성모님의 역할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직접 들어 주실 수는 없으나, 들어 주시도록 아드님께 전구(轉求)하는 분이 우리의 성모 어머님이십니다.

 

나아가, 성모 어머님의 부탁으로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심은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준의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저의 때가 가리키는 구원의 때를 향한 하나의 표징으로 이해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피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 혼인관계처럼 상호 사랑과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는 구원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심으로써 인간성은 본디 천주성에 근거하고 있음을 가르치고 계신 주님의 뜻을 받들어,

우리의 말과 행동이 항상 하느님을 향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거저 주어진 성령의 선물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는 신앙생활로,

하느님 그리고 이웃과 끈끈한 구원 관계를 이루어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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