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라오너라
요한이 잡힌 뒤에, 곧 주님 오심을 준비하기 위해 이 세상에 파견된 세례자 요한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구원의 시대가 열립니다. 예수님은 갈릴래아에서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하는 첫 말씀으로 복음을, 기쁜 소식을 선포하기 시작하십니다.
복음전파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착수하시는 첫 번째 작업은 협조자들, 곧 제자들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다른 공관(共觀) 복음서와 마찬가지로, 마르코 복음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예수님 곁에는 늘 제자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늘 끼고 다니시면서 당신의 말씀을 직접 두 귀로 듣게 하고, 당신의 행적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하십니다.
바로 이들이 예수님의 뒤를 따라 귀와 눈으로 직접 듣고 본 것을 전하며, 지상 교회를 맡아 구원사업을 이어나갈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제자 양성은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었으며, 주님의 가르침 가운데 제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이 상당수라는 사실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최대 역점 사업이 제자 양성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흔히 우리는 부르심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지만, 실은 그것만큼이나 부르심 자체도 매우 간결하며 빠르게 진행됩니다. 마치 아무나 부르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를 지나가심이 바로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표징이며,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이 세상 개입은 즉각적이며 절박한 부르심과 대등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에 대한 첫 제자들의 응답 역시 즉각적이며 적극적일 수밖에 없던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응답을 위해서는 높은 차원의 회개가 필요했습니다. 그물을 버려야 했고, 인간적인 관계 또한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다르게 행동하는 행동의 변화를 넘어, 다른 지점 곧 하느님이 원하시는 지점을 향해 마음을 곧게 하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했습니다.
제자들은 바로 이러한 차원의 응답으로 주님을 따라나섭니다. 부족함이 아직 너무 많지만, 당신의 제자로,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 나가시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사람들을 불러 당신의 제자로 양성해 나가셨다는 사실 자체가, 어찌 보면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 가운데 가장 위대한 기적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기도 안에서 주님의 부르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지체 없이 응답만 한다면, 당신의 제자들을 위해 그러하셨던 것처럼, 사랑과 인내로 우리를 키워 하느님 나라와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신앙인, 나아가 하느님 나라 건설에 꼭 필요한 일꾼으로 만들어나가시리라는 믿음으로, 오늘 하루 활기찬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