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11,47-54: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유다인들의 조상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바른길을 제시한 예언자들을 죽이기도 했다. 이제 그 후손들은 이 예언자들을 거룩하고 존경할 만한 분들임을 알았고 그에 맞는 영예를 바치고자 무덤을 만들어 그들을 죽인 조상들을 단죄한다. 이렇게 자기 선조들을 살인자로 단죄한 사람들이 그들보다 더 악한 범죄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 그들은 생명의 주관자, 세상의 구세주를 죽였다. 그들은 그분께 저지른 악에다 또 다른 살인까지 한다. 나쁜 짓이라고는 한 적도 없고 다만 성경 말씀으로 자기들을 권면한 스테파노를 죽였다. 또한, 구원의 복음을 전한 다른 사도들에게도 모두 흉악한 짓을 저질렀다. 주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50절) 이것은 그들이 의인의 죽음을 되갚아 주시는 분을 죽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그때까지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이 말씀은 그들을 책망하시는 것이지만 그들에게 회개하라는 권고의 말씀이기도 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버렸기 때문이다.”(62절)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은 율법 열쇠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시며, 생명의 문이신 그분을 믿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문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 문으로, 그리스도께로 가고자 하는 사람도 못 가게 한 것이다. 이들이 그러했다면 우리는 어떠한 모습인가? 우리도 외적인 형식이나 규정에 매달려 그 근본 뜻은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나 않는지 반성하여야 한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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