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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친구 김스테파노(성현) 신부를 추억하며...

작성자 : 홍보국 등록일 : 2024-02-16 10:21:41 조회수 : 800

어릴 적 저는 대전교구 공세리 성당에 다녔습니다. 130년에 가까운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공세리 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이름 높은 곳입니다. 파리외방전교회 에밀리오 드비즈(한국명 성일론) 신부님이 본당 설립부터 33년 동안 사목하시며천주교의 씨앗을 뿌리시고 여린 새싹을 가꾸신 곳이기도 합니다.

 

자애로우셨던 저의 어머니는 신앙에 대해서만은 유독 엄격하셨는데, 주일에는 걸어서 한 시간 반이나 걸렸던 성당에 빠지지 않도록 단단히 이르시곤 했습니다. , 초등학교 3학년 가을에 첫 영성체를 하고, 1년이 조금 지나 5학년 봄에 견진이란 걸 받으라고 하셨는데, 그 먼 길을 걸어 성당에 가서교육받을 생각으로어린 마음에 한숨이 나왔던 기억도 있습니다.

 

19793월 대전교구 3대 교구장이신 황민성 주교님을 모시고 견진성사를 거행하고 난 후, 성모상 앞 계단에서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빨강 동그라미 안에 왼쪽이 저이고 오른쪽은 신부가 되어 몽골에 선교하러 간 친구 김성현(스테파노)입니다. 대학 시절, (서울)가톨릭대학교에 다니던 스테파노와 가끔 동숭동에서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곤 했었습니다. 친구는 98년에 사제가 되어 대전과 조치원에서 보좌신부를 하다가 2000년에 몽골에 선교사로 자원해서 갔습니다. 주님이 예비하신 길이겠지만 험난한 길이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혹독한 추위, 이방인과 생소한 종교에 대한 경계, 그리고 열악한 주변 환경과 경제적 지원 부족 등으로 힘들었을 스테파노는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후원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그때 그가 자신의 거울로 삼았던 분이 에밀리오 신부님입니다.

 

몽골의 에밀리오 신부님이 되고자 했던 친구는 안타깝게도 작년 5, 나이 쉰여섯에 20년 넘게 선교하던 몽골에서 갑작스럽게 선종해 그곳에 묻혔습니다. 이제 막 신앙이 시작된 그 추운 초원의 나라에 죽어서까지 밀알 하나가되고자 했던 어릴 적 내 친구.

 

스테파노, 이 땅에서 그래도 잘 살았어. 주님께서 친구의 수고와 공로를 낱낱이 알고 계실 거야. 이제 주님 품에서 편히 쉬게